헨젤과 그레텔, 과자를 마시다 음료수에 빠져버린 해외과자들

어릴 적 읽은 수많은 동화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헨젤과 그레텔’이다. 과자로 만든 집이라니. 얼마나 훌륭한 식량 공급원인가. 집주인인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르는 패륜만 부리지만 않는다면, 어느 정도 적당히 달콤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꿈속에서 그토록 원하던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에 들어갔다.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지, 마시즘의 연재의 마감시간이 다가와서인지 몰라도 꿈속의 과자집은 모두 음료수가 되어버렸다. 과자로 만든 집을 기대했던 그레텔은 울고 말았따. “과자였다면 얼마 못 먹고 목이 퍽퍽했을 거야.” 나는 실망한 그레텔을 위로하며 동화 속의 집을 둘러보았다. 오늘 마시즘은 꿈속에서 실컷 마셨던 과자 음료수에 대한 이야기다.

막대가 아니라 기둥이 되어버린 ‘츄파춥스’

“이 로고는 분명 츄파춥스인데 말이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막대사탕인 스페인의 츄파춥스(Chupa Chups)는 8월의 뜨거운 햇빛에 녹아 양철통 안에 담겨졌다. 츄파춥스를 춥춥해본 친구들이라면 눈으로 보자마자 침을 흘리게 되는 이 디자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가 된 나는 음료수가 된 츄파춥스 주변을 뛰어다니다가 또 한 번 감탄했다. 이제 츄파춥스의 맛을 보기 위해서 안까지는 껍질과 사투를 벌였던 날들은 안녕이구나.


먼저 지금의 츄파춥스를 만들어준 딸기 맛(딸기크림)의 캔 뚜껑을 열었다. 이 익숙한 밀키한 딸기 향기. 나는 코를 킁킁대며 빨대를 꽂아 마셨다. 마치 부드러운 밀키스를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밀키하게 이어지는 맛의 중간에 딸기의 상큼함이 강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탄산의 존재감은 약했다. 부드러운 크림 맛을 느끼고 나면 목에서 살짝 느껴지는 정도였다. 맛 자체에서는 츄파춥스가 연상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끝 맛에 나는 딸기의 상큼함과 향기가 나는 츄파츕스다라고 외친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츄파춥스는 오렌지 맛이었다. 캔 뚜껑을 딸 때 ‘착’소리가 나기도 전에 오렌지 향이 가득새어나왔다. 오렌지 탄산음료인 환타보다 탄산은 약한 편. 하지만 상큼한 오렌지 맛이 도드라졌다. 마치 초등학교 때 학교가 끝나고 구멍가게에서 사 먹은 병에 든 미린다를 연상시켰다.

츄파춥스 스파클링에 솔직한 아쉬움을 말하자면 345ml로 즐기기보다 250ml 사이즈로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짭조름한 맛이 강해서 금방 혀가 지치기 때문이다. 원래 과자는 조금 아쉬움이 남을 만큼 마셔야 더 맛있게 기억되는 법인데 말이지.

커피 비스킷 ‘로투스’가 혜성처럼 커피에 박히다

“설마 이 토기처럼 생긴 과자는 로투스?” 나는 꿈에서 질겁을 했다. 벨기에의 대표과자 로투스 비스코프(Lotus biscoff)는 어린이들을 위한 과자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집에 손님이 오면 커피와 함께 내놓는 접대용 과자였다. 손님이 떠난 후 남아있는 로투스를 먹어봤지만, 너무 달달한 맛에 목이 켁켁 막혔던 기억이 났다.

그레텔은 이렇게 딱딱하고 퍽퍽한 과자는 먹을 수 없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려댔다. 나는 그레텔을 달래주었다. “로투스는 커피랑 함께 먹으면 정말 근사한 과자란다.” 그때 로투스의 밑으로 휘핑크림과 커피가 차올랐다.


로투스는 순식간에 휘핑크림 위에 떠올랐다. 뿐만 아니라 하늘에서 로투스 가루가 비처럼 뿌려져 있었다. 한 입 쪽 빨아 마셔봤다. ‘아! 이것은 로투스다!’ 싶을 정도로 커피보다는 로투스의 카라멜 맛이 잘 살아있다. 카라멜마끼아또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에 착 달라붙는 달콤함이다.

평소 달콤한 라떼를 좋아하는 나는 충분히 빠져들만한 매력적인 맛이다. 하지만 블랙커피에 로투스라는 규칙을 준수하는 어른이라면 달콤 달콤 달달콤의 반복에 쉽게 피로할 수도.

거기 ‘웨하스’가 왜 기와처럼 커피 지붕에 올라와 있어?

과자집 하면 떠오르는 훌륭한 건축물은 바로 웨하스다. 벽돌처럼 쌓기 좋을 직사각형의 모양에 촘촘하게 생긴 모양새와 반대로 가벼운 무게까지. 정말 훌륭한 건축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웬일인지 이곳에서는 음료수의 지붕에 기와처럼 얹어져 있었다.

나는 단번에 정사각형 모양의 웨하스인 것을 보니 이태리 초콜릿 회사 로아커의 콰드라티니(Quadratini)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편의점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콰드라티니는 정사각형의 모양이 특징인 웨하스다. 특히 크림 맛이 달콤해서 로아커를 한 번 접한 사람들은 다른 웨하스는 못 먹는다고 할 정도니까.


그런데 왜 하필 로아커의 웨하스를 커피 지붕으로 쓴 것일까?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해하며 빨대를 쪽 빨아보았다. 앗 이 달콤함은 초코라떼였다(사실 풀네임도 초코 로아커 웨하스). 허쉬 초콜릿 드링크보다 조금 진하고 초코에몽보다는 연한 초코맛이 나는데 초코 중급자들에게 적당한 맛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로아커 웨하스의 정체성을 커피에서 찾을 수 없다는게 아쉬운 점이다. 하긴 웨하스는 깨물면 얇게 바스러지는 특유의 식감이 특징인 과자가 아니던가. 아쉬운 마음에 휘핑크림 지붕에 얹어진 웨하스를 먹었다. “아 이거 웨하스는 진짜 맛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과자를 마시는 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단것을 못 먹게 하는 엄마를 피해 과자집으로 향했던가.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천국이자 도피처이다. 아이들이 단맛에 끌리는 것은 본능적인 현상이다. 연약한 아이들의 몸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열량이 단맛에서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음료수 삼매경에 빠져있는 사이 집주인인 마녀가 찾아왔다. 학교 앞 구멍가게 할머니를 닮은 마녀는 손에 계산기를 들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를 몰아세우는 대신 정산을 시작했다. 츄파춥스 한 캔에 1,000원. 엔젤리너스 로아커, 로투스는 한잔에 6,000원. 잠깐만 꿈속에 있는 어린 내가 물어내기에는 너무 큰돈이다. 으악. 입안의 달콤함은 곧 현실의 씁쓸함으로 바뀌며 나는 깨어난다.

주위를 둘러보았다지만 그레텔은 없다. 다만 오늘 리뷰를 하려고 한 신상품인 츄파춥스 스파클링과 엔젤리너스의 로투스 비스코프, 초코 로아커 웨하스가 나의 빨대를 기다리고 있다. 정말이지 기이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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