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럽으로 떠날렵니다 커핑로드, 세계의 커피를 탐하다

내 고향 한국은 휴가철이라는데 마시즘은 오늘도 음료수를 마시느라 바쁘다.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이 마시즘의 음료수 시음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보고 있나 로버트 파커?). 띵동. 함께 편의점 알바를 했던 친구는 착실하게 돈을 모아 유럽에 갔다며 인증샷을 마구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아~ 베를린. 방금 다녀왔었지. 아니었나 마드리드를 먼저 찍었던가? 비행기를 택시처럼 타다 보니까 인증샷 남길 시간도 없구나.

그렇다. 마시즘은 휴일을 맞이해 집구석에서 친구들과 부르마블에 빠져있다. 편의점에 갔다가 재미있는 컨셉의 음료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동원F&B의 덴마크 커핑로드라면 유럽 배낭여행 부럽지 않은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어차피 여행은 먹고, 마시는 것이 전부가 아니던가! 자 함께 주사위를 굴리자.

» 오스트리아 정통커피, 비너멜랑쉬(Wiener Melange)

예술의 국가는 커피도 고급스럽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대중적인 음료인 멜랑쉬(Melange)를 편의점에서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하였다. 멜랑쉬는 프랑스어로 ‘섞다’라는 뜻으로 우유 대신 휘핑크림을 얹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부들이 마차 위에서 커피를 흘리지 않도록 휘핑크림을 뿌려줬다고.

비너멜랑쉬는 에스프레소에 크림이 들어가 있어 카푸치노처럼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끝 맛에서 짙은 그림 같은 것이 그려지는데. 바로 흑설탕 특유의 씁쓸한 단맛이 마무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라떼를 마신 기분이다. 실제 멜랑쉬에는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다던데, 이거 완전 다방커피네.

» 독일의 향 다르고 맛 다른, 파리제(Pharisaer)

독일은 맥주는 잘 만들지만, 커피에 있어서는 영 잼병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2번째로 커피 수입을 많이 할 정도로 커피를 사랑한다. 그런 독일에서 만들어진 특징적인 커피가 바로 파리제(Pharisaer)다. 어디에서 익숙한 철자라고 생각했다면 교회 좀 다녀본 사람. 그렇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위선자들을 뜻하는 ‘바리새인’이다. 이 커피에서는 알콜향이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파리제는 정말 특징이 강한 커피다. 커피에 럼을 추가해서 알콜향을 나게 하는데 마시면서 느끼는 기분이 묘하다. 이건 어렸을 때 아빠 양주 훔쳐먹었을 때의 기분이 든다. 혀는 적당히 달콤한 라떼라고 생각해도, 코는 자꾸 알콜이라고 맛을 속인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나는 이 위선적인 맛이 너무 매력적이다.

» 포르투갈의 에스프레소 라떼, 꼬르따도(Cortado)

항상 궁금했다. 브라질을 식민지 삼았던 포르투갈의 커피는 얼마나 맛있을지. 아마 엄청난 에스프레소만을 마시지 않을까? 하지만 이 사람들도 에스프레소의 강한 맛은 부담스러웠나 보다. 포르투갈의 커피 꼬르따도(Cortado)는 잘라내다(Cutting)라는 뜻을 가졌는데. 스팀밀크를 이용해서 에스프레소의 산미를 잘라낸 커피다.

​제법 깔끔하다. 우유의 향이 가득한 보통의 라떼와 달리 커피의 향과 맛을 잘 보존했다. 정말 산미만을 잘라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스팀밀크를 섞은 걸까? 하지만 4개의 커핑로드 중 산미가 끝에 느껴지는 유일한 커피라는 것이 아이러니한 점이다. 과한 맛보다는 커피 본연의 맛을 살린 라떼를 마시고 싶다면 추천한다.

​» 스페인의 달콤한 커피 습관, 카페봉봉(Caffe Bombon)

​​스페인 사람들은 아침마다 카페봉봉(Caffe Bombon)을 한잔 마신다. 이름도 재미있는 카페봉봉은 스페인어로 사탕 같은 커피를 말한다. 에스프레소에 연유를 1:1의 비율로 섞어 만들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카페사이공’과 같은 연유라떼의 맛. 설탕 요정 백종원씨 대신 마셔보았다.

​진짜 달다. 이렇게 달았던 커피를 마신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강도 높은 달콤함이 찾아온다. 게다가 끈적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스킨십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카페봉봉을 다 넘기고 난 코에서는 에스프레소 향이 느껴지는데 ‘아 이게 커피였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애기입맛인 나에게 딱 어울리는 커피다. 스페인에 가야 할까 봐.

» 커핑로드(Coffing road), 세계의 커피를 한 곳에서 즐기다

​한 나라의 음료수에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의 정수가 담겨있는 법이다. 맛의 호불호를 떠나서 이러한 음료수를 가까이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커핑로드의 가격은 2,300원이다. 만약 종류가 더욱 많았다면 비행기 한 번 다녀올 가격으로 세계의 커피들을 모두 정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1시간 만에 브루마블을 마쳤다. “이젠 베를린이라면 신물이 나.”라고 말하며 은행에 정산을 했다. 띵동. 아까의 편의점 친구가 또 게시물을 올렸다. 베를린에는 멋진 석양이 지고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주사위를 던졌다. “돈 벌자. 이거 말고… 진짜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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