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구슬 아이스크림을 찾아라🕵🏻 #CU 신상, 미니멜츠 우유

인파가 가득한 놀이공원을 혼자 걷는다. 풍선을 들지도 놀이기구를 타지도 않는다. 그가 향하는 곳은 오로지 편의점. 오늘도 그는 새로 나온 음료수를 검거한다. 놀이공원 알바는 인형탈을 벗으며 말한다.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2. 미니멜츠 구슬아이스크림 납치사건

이것은 참혹한 사건이다. 우리의 동심을 담은 구슬아이스크림이 납치되었다. 이름은 미니멜츠로 이름은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가 먹어왔던 구슬아이스크림 브랜드다. 나는 놀이동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구슬아이스크림은 언제나 놀이동산에서 먹었으니까. 하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현장은 이미 깨끗이 자취를 감췄다.

나는 회전목마의 고삐를 돌리며 생각한다. 구슬아이스크림을 납치한 이유를. 아마도 구슬아이스크림의 까칠한 관리 때문일 것이다. 구슬아이스크림은 온도가 너무 낮으면 유리구슬을 씹는 것 같고, 온도가 높으며 구슬들이 달라붙어 일반 아이스크림이기 때문이다. 원한을 살만한 요소는 충분하다.

잠깐만! 한 바퀴만 더 돌려주면 안 되나요?

#정신 차려 넌 우유가 아니라 구슬이라고!

뒤늦게 편의점에 도착했을 때 미니멜츠는 이미 우유가 돼버리고 말았다. 나의 나약한 게으름이 가여운 구슬아이스크림을 감히 귀여운 우유로 만들어버리다니. 범인의 흔적은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연세우유. 아빠가 연세우유를 마시는 나를 보며 연세대를 가겠다며 헛된 기대를 품었던. 그 우유다.

CU편의점에서만 판매하는 미니멜츠 우유는 2가지다. 미니멜츠 스윗코튼, 미니멜츠 더블딸기. 포장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상큼달달 폭신폭신해지는 기분에 긴장을 놓칠 뻔했다. 아찔하군 얼마죠? (1,500원입니다) 비싸군. (2+1이라 하나 더 드려요) 아싸! 이득.

#스윗코튼, 이런 솜사탕 같은!

줄줄이 취조를 시작한다. 첫 타자는 미니멜츠 스윗코튼. 지금의 미니멜츠를 만들어준 코튼캔디(솜사탕) 맛이 우유가 되어 사라지다니. 절망을 하며 포장을 뜯었는데 달콤한 향기가 나를 무장해제시킨다.

보통의 우유와는 다른 달콤함이다. 어렸을 때 멜론우유를 마셨을 때 났던 풍미가 난다. 초코우유의 단맛이 아닌 폭신한 달달함이다. 솜사탕을 녹인다는 것은 이런 느낌이구나.

개인적으로는 첫 입에 달콤함이 마실수록 무뎌져 아쉬웠다랄까? 하지만 달짝지근한 음료를 부담스러워한다면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사실 귀여운 게 벼슬이다. 이 정도면 괜찮은 가공유인걸.

#더블딸기, 우유와 아이스크림 그 중간에서

다음 타자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미니멜츠 더블딸기. 딸기면 딸기지 더블딸기는 뭐야!! 의심의 눈초리로 보니 딸기 농축과즙 0.1%와 레드비트 추출분말이라는 자료를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얀 우유가 나오다니 정말로 의심스러운 녀석이 아닐 수 없다. 그 흔한 색소도 안 넣은 건가!

딸기우유 자체도 호불호가 갈리는 우유다. 하지만 더블딸기는 딸기우유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나뉘는 더블 호블호의 맛이다. 그만큼 연하고 부드러운 딸기의 맛이 난다. 잉? 왜 때문에 더블이지?

오히려 딸기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가까운 맛이다. 베이스가 된 유크림 때문이다. 비록 은은한 딸기맛이지만 크림을 타고 혀에 착 감긴다. 아무리 우유가 되었어도, 출신은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을 스스로 밝히는 형국이다.

#미니멜츠 워터젤리, 누구냐 넌!

미니멜츠 우유의 검거를 마치고 돌아서는 찰나. 뒤통수가 싸해 돌아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익숙한 로고. 미니멜츠가 무슨 우주인 식사 같은 튜브에 들어가 있었다.

알고 보니 미니멜츠는 워터젤리로 먼저 나왔다고 한다. 만약 미니멜츠 우유 같은 가공유의 느낌을 싫어한다면, 이쪽을 마셔보는 것도 좋다. 마찬가지로 1,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젤리의 식감도 재미있고, 상큼하다. 한 가지 치명적인 흠이 있다면 우주인 식사 같다는 거?

#구슬은 녹았지만, 우유 속에 살아가!

이번 구슬 납치사건에서 구슬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 때문일까. 나의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없어서 미니멜츠 우유로 속을 달래야만 했다. 앞으로도 연세우유는 신나게 구슬아이스크림을 납치하고 녹여서 이 우유를 만들겠지…(아닙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유로 재탄생한 미니멜츠가 괜찮다는 것이다. 포장만 바뀌는 우유보다는 아이스크림이라는 정체성을, 구슬을, 동심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구슬을 구하지 못했지만. 이 녀석은 퍽퍽한 일상에 치여 어릴 때 놀던 놀이동산이 그리운 어른이들을 구원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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