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스파클링이라고? #GS25_커피에 스파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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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가득한 인터넷을 떠돈다. 기사를 읽지도, 댓글을 남기지도 않는다. 그가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 새로 나오는 음료수 소식이다. 신상 출시 소식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기업은 팝업창과 액티브엑스로 공격을 한다. 하지만 그를 막을 수 없다.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띵동!
메시지가 왔습니다

인간이 가장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흥청망청 시간을 날리는 금요일 밤 11시 30분. 호수처럼 잔잔한 마시즘의 소셜 계정에 알람이 울렸다. 이런 경우는 두 가지 중에 하나다. 늦은 밤까지 고민하고 보낼 정도로 엄청 중요한 일이거나, 엄청 중요치 않은 광고 거나. 둘 다 나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인터넷이 먹통이라는 게 문제. 메시지 내용이 확인이 안 될수록 나의 김칫국 넘기는 속도는 빨라졌다. ‘이번 주에 내가 핫하긴 했지’라는 자뻑에서부터 ‘이건 거대 그룹의 스카우트가 분명해’라는 확신까지. ‘SM이나 YG면 오케이고, JYP면 고심은 해봐야겠다’라고 생각했을 때 메시지 창이 열렸다.


그렇다. 마시즘의 오랜 구독자에게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확실히 요즘 국내 음료 리뷰가 너무 뜸하긴 했었지. 나는 기획사 오디션용 옷 대신에 추리닝을 한 겹 더 입는다. 슈퍼스타의 꿈은 잠시 접어두고, 음료신상털이가 편의점으로 향한다.


편의점
일진 음료수를 피하는 법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그 정도 음료수는 궁금하면 직접 사서 마시면 되지 않겠냐”라고. 하지만 의뢰인은 마시즘의 오랜 구독자답게 초면에 피해야 할 음료의 특징을 정확히 알고 있다. 바로 ‘원플원의 함정’이다. 성공하면 2배의 행복을 얻지만, 실패하면 2배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편의점의 겜블링 마케팅이다.

커피에 스파클링은 신상 코너에 있지만, 알고 보면 지난해 여름에 출시된 녀석이다. 그렇다. 유급생인 것이다. 우리는 그 이유를 이름으로 추정할 수 있다. 커피에 스파클링이라니. 지난해 수많은 음료리뷰어를 쓰러트린 ‘칸타타 스파클링’이랑 똑같잖아!

나는 유일하게 1캔을 모두 마시지 못했던 그 음료와의 전투를 떠올렸다. 그 씁쓸 시큼한 맛… 사실 첫 패배의 충격으로 그동안 커피에 스파클링을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가곤 했다. 하지만 의뢰인의 부탁이라면, 편의점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면 내가 나설 때가 된 것이다.

얼마죠?(네 1,200원입니다). 여기요(1+1 하나 더 가져가세요). 으악! 젠장!


맥콜과
칸타타 사이 어딘가

커피에 스파클링이 우리 집 테이블에 상륙하는 날이 올 줄이야. 그래도 나름 풍미를 갖추기 위해 유리컵에 얼음을 채우고 그 안에 커피에 스파클링을 부었다(가끔 이 녀석을 온장고에서 팔기도 한다. 커피맛 나는 콜라가 심지어 따뜻하다는 이질감 3종 세트에 실어증이 걸릴 수 있다).

콜라보다 짙은 음료에 보글보글 쌓이는 거품이 매력적이다. 심지어 커피의 향기가 느껴져서 더욱 멋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네 속은 어떨까? 긴장감으로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 한 모금을 들이켰다.

전체적으로 보면 콜라보다 맥콜이 떠올랐다. 보리농축액을 따로 넣은 것을 보아 어느 정도 커피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한 듯하다. 하지만 마시다 보면 이따금씩 찔러 들어오는 향과 시큼시큼함이 캔커피를 마시는 듯했다. 사약이라고 생각하고 마셨더니 마실만해서 놀랐다. 바로 이것이 마음가짐의 차이다.

물론 마시고 나서 남은 한 캔은 친구에게 선물했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눠야 즐거운 법이니까(유리컵에 따라줘야 의심이 덜하다). 확실히 다른사람이 마실 때 조금 더 즐거웠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 많이 즐거웠다.


끔찍한 혼종인가
전설의 시작인가

커피와 탄산음료.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정상급의 음료다. 지난해 이 둘의 만남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지만 이들의 만남은 아마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을 뿐이지 남미에서는 커피에 탄산을 섞은 ‘카페 라 샤워(Cafe La Shower)’라는 메뉴가 존재했고, 최근 일본에서는 ‘코카콜라 커피 플러스’라는 음료가 나왔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에도 칸타타 스파클링이 나왔다. 물론 맛이 깡패였지만 커피에 스파클링, 그리고 그다음 음료의 맛은 조금씩 진보할 것이다.

리뷰를 부탁한 의뢰인에게 멋지게 한 마디를 남긴다. 음료의 역사적인 만남을 기념하고 싶다면 한번쯤 마셔도 좋다고. 물론 1+1은 친구와 함께 즐기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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