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왜 코스타 커피를 인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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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를 가는 방법? 간단해
공부하지 말고 돈 벌어. 그리고 서울대를 사는 거야”

얼척없이 느껴졌던 이 입시방법이 굉장히 현실적일 수 있다고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질 수 없으면 사는 것이 최고란 사실을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그것도 모르는 바보들은 순진하게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을동화’의 원빈이라도 된 마냥 외쳐본다.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니…

음료의 성공 역시 다르지 않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음료가 다른 분야에 넘어와 기지개를 켜는 것. 그것은 남의 집 안방에 들어와 덤블링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 경찰서에 불려 갈 일이다. 하지만 남의 집을 사버린다면? 경찰관이 덤블링을 해도 상관없다.

덤블링… 아니 음료 브랜드들의 인수 방식은 맛과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오늘 마시즘은 음료 브랜드들의 인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다.


콜라회사가 커피를?
코카콜라, 포켓몬 마스터식 인수

음료의 세계가 포켓몬스터라면 ‘코카콜라(Coca-Cola)’의 위치는 피카츄다. 언제나 사랑받는 1순위 음료. 하지만 조금이라도 포켓몬스터 게임을 해본이라면 알 것이다. 피카츄만으로는 모든 체육관을 꺾고 포켓몬 마스터가 될 수 없다. 전기뿐만 아니라 불, 풀, 물 바위 등 많은 속성을 가지고 있을수록 경쟁력이 생긴다. 코카콜라의 인수방법 역시 마찬가지다.

코카콜라의 가장 큰 장점이 탄산음료라면, 가장 큰 약점도 탄산음료다. 코카콜라는 자신의 약점을 다른 음료군을 인수하는 것으로 보충하고 있다. 2011년, 코카콜라와 반대편의 길을 걷는다고 알려진 달지 않은 차 ‘어니스트 티(Honest Tea)’를 완전히 인수한 것만 해도 그렇다. 어니스트 티! 넌 내 거야!

(코스타와 스타벅스, 커피 프랜차이즈의 양대산맥)

최근 코카콜라가 인수한 것은 커피다. 세계 2위의 커피 프랜차이즈 ‘코스타(Costa)’를 51억 달러(약 5조 6,615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라는 체육관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중국에서 떠오르는 음료는 ‘커피’다. 중국사람의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4잔(ICO, 국제커피기구)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카페에서 4잔의 커피를 마신 것만 해도 220억 위안(약 3조 5,956억원)의 시장이 만들어졌다. 거기에 매년 2자리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아아 이곳이 바로 원피스… 신세계가 아니겠는가.

물론 방해물이 있다.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커피제국 ‘스타벅스(Star bucks)’다. 코카콜라의 코스타 인수(코스타도 이미 중국시장에 들어와 있다)는 차가운 콜라 타입으로 승부하던 코카콜라가 따뜻한 커피 타입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라 코스타! 너로 정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다
펩시, 럭키짱식 인수

코카콜라가 어떤 음료 종류를 인수했다? 그렇다면 ‘펩시(Pepsi)’도 이미 인수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봐도 좋다. 사실 그동안 펩시는 콜라 대 콜라로 붙었을 때는 언제나 코카콜라에 밀려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쟁할 때 승자는 펩시가 된다. 바로 펩시의 공격적인 인수 때문이다.

펩시의 인수는 뭐랄까… 만화가 김성모의 ‘럭키짱’의 주인공 강건마를 보는 것 같다. 말로는 전국 최고의 싸움신. 하지만 실상은 1 대 1에서는 언제나 밀리기 때문에 미리 동료들을 이용한다. 그리고 지쳐있는 상대에게 마지막 한 방을 날리는 것이다.

펩시에게는 수많은 동료가 있다. 일단 립톤이 있고 게토레이가 있다. 미린다도 있고 마운틴듀도 있다. 트로피카나도 있는데, 트로피카나에게는 모모랜드 주이가 있다. 이런 식으로 세를 불리는 것이다. 결투로 볼 때는 비겁하게 보일 수 있어도 인재양성의 측면으로 볼 때는 굉장한 전략이다.

(펩시X소다스트림, 홈메이드 펩시)

심지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라고 쓰고 샌드백이라고 읽는다)가 된다는 것까지 강건마와 닮았다. 지난해 가정용 탄산수 제조업체인 ‘소다스트림(SodaStream)’의 CEO는 펩시의 신제품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드는 사상 최대의 홍보 사기”라는 악평을 한 적이 있다. 문제는 올해 소다스트림이 펩시에 32억 달러(약 3조 5830억원)에 인수되었다는 것이다.

펩시의 강건마(CEO) 인드라 누이는 말한다 “소다스트림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면서 맛있는 음료수를 만드는 회사다. 이는 펩시의 제품 철학과 일치한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바로 소다스트림은 펩시를 디스한 순간 펩시의 장바구니에 담겼다는 소리다.


카페는 공기반 커피반입니다
스타벅스, JYP식 인수

모든 심사위원이 가창력과 댄스실력을 볼 때 JYP는 공기를 봤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공기반 소리반’이라는 명언을 남긴 그처럼 커피에서도 맛 외에 공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가 있다. 바로 ‘스타벅스(Star Bucks)’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기보다는 공간을 파는 장소로 성장해왔으니까.

심지어 스타벅스는 매장에 틀 음악을 위해 음반 제작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2007년, 콩고드 뮤직과 함께 히어 뮤직(Here music)이라는 음반제작사를 만든 것이다. 심지어 히어뮤직의 1호 뮤지션은 ‘폴 메카트니’였다. 언론에서는 이제 빌보드에 오르려면 스타벅스를 가야 한다는 등 설레발이 넘쳐났다.

(히어뮤직, 전 세계 매장에 스벅의 음악을 뿌리겠다는 의지)

설필패(설레면 필수적으로 패배)는 과학이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대신 CD를 구워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은 1년 만에 물거품이 되었다. 2008년 2분기 스타벅스의 실적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히어뮤직을 콩고드 뮤직에 일임하고 커피산업에 주력하기로 결정한다.

어쩌면 스타벅스는 음악 그 이상의 공기를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모른다. 최근 스타벅스 CEO에서 사퇴한 ‘하워드 슐츠’가 미국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때문이다. 음악을 넘어 애국심인가? 우리는 잘하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스타벅스 출신의 하워드 슐츠와 래퍼(이자 신발 디자이너) 칸예 웨스트의 경쟁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혼란하다. 혼란해.


시작은 마케팅이었지만… 분명
레드불, 폭주기관차식 인수

‘레드불(Red bull)’은 에너지 넘치는 투머치 인수의 표본이다. 한때 ‘날개를 달아주세요’라는 카피로 홍보를 하는듯하더니, 2012년에는 우주에 사람을 날려서 지구로 다시 번지점프를 시켰다. 레드불 스트라토스(Red bull Stratos)라는 이 프로젝트는 레드불이 얼마나 우주적 관종인지를 전 세계에 알려주었다.

(레드불 날개를 달랬지… 로켓을 달랬니)

레드불은 단순히 잠을 깨우는 ‘에너지 드링크’를 넘어 ‘에너지’ 그 자체가 되려 한다. 때문에 1995년부터 10년간 F1 메인스폰서 역할을 하며 스포츠 마케팅을 했다. 문제는 마케팅을 하다가 스포츠팀을 사버렸다는 것.

2005년, 레드불은 포드의 재규어 레이싱팀을 인수해 레드불 레이싱팀을 만든다. 2010년에는 챔피언십 우승을 하고 2013년까지 연속으로 정상을 차지한다. 신생팀이 가진 트로피가 벌써 60여 개라는 게 자랑. 하지만 2014년에 도둑이 다 훔쳐갔다는 건 안 자랑(그나마 대부분 모조품이라고).

레드불의 스포츠팀 인수는 F1에서 멈추지 않는다. 2009년에는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브라질 등에 축구팀만 5개를 운영한다. 독일의 경우 RB라이프치히(완전 인수는 아니다)와 레드불 잘츠부르크가 부딪히는 레드불 더비를 볼 수 있다. 팀을 인수하는 것 외에도 여러 스포츠 경기에 지원을 하고, 선수들을 후원한다. 물론 그사이 레드불 음료수는 점점 잊히고 있지만.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
음료계의 합종연횡

시대에 따라 원하는 음료는 변하기 나름이다. 음료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인수는 시대의 트렌트를 맞추려는 시도이자, 기존 음료의 분위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오래된 음료에게는 젊음을, 새롭게 출시된 음료에게는 더 큰 시장을 노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마시는 입장에서는 즐거운 고민이다. 매일같이 마시는 음료가 더욱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한다. 이러한 음료 브랜드들의 인수 경쟁 끝에 우리의 손에 들려있을 음료수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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