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의 자리를 위협하는 음료수를 찾아서 주관과 사심 가득한 마시즘, 치키니즘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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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지만 우리는 여전히 치킨공화국 아래 살고 있다. 1인 1닭, 1일 1닭은 이 나라의 슬로건이며 냉장고에는 치킨쿠폰이 태극기처럼 나부낀다. 인간의 3가지 욕구에 치욕(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 욕구)을 추가하는 나라. 먹는 것을 넘어 국민의 대다수가 치킨집을 차리게 되는 나라. 바로 치킨공화국 대한민국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인트로다. 오늘 마시즘에서는 치킨과 함께 마시면 좋은 음료수에 대해 알아본다. 치킨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일주일에 치킨 한 마리는 꼭 먹는다는 치킨애호가를 물색했다(그는 자신을 치키니즘이라고 불러달라 했다. 치키니즘이라니 풉). 여기 음료수와 치킨에 미친 남자들을 좌담회를 시작한다.

1. 치콜 : 콜라에 치킨을 더하니 마시기에 좋았더라

마시즘 : 안녕하세요. 치키니즘씨. 오늘 치킨과 함께 마실 첫 번째 음료수는 무엇인가요?

치키니즘 : 네. 바로 콜라입니다.

마시즘 : 아주 쉬운 음료수로 시작하네요. 치킨과 콜라는 전 세계가 아는 맛 아닙니까.

치키니즘 : 치킨의 맛이라는 것이 사실 처음에는 고소하지만, 입에 기름기가 자꾸 남아 느끼하게 느껴지거든요. 콜라의 탄산이 이런 기름짐을 씻겨주어 상쾌함을 준다고 할까요.

마시즘 : 그게 바로 전 세계가 아는 콜라 맛입니다.

2. 치맥 : 두유 노 코리아 트레디셔널 푸드 치맥?

마시즘 : 저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치맥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이 맞나요?

치키니즘 : 국내에서 1980년대 초반의 치킨집은 모두 맥주를 마시는 호프집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치킨=맥주’라는 공식이 생겼는데요. 해외 같은 경우는 프라이드치킨집에서는 치킨만 팝니다.

마시즘 : 사실 치맥은 어쩌면 김치보다도 해외에서도 먹힐만한 소재 같습니다. 이미 중국과 일본에는 진출했다고 하죠.

치키니즘 : 그렇습니다. 비록 외국에서 들어온 치킨이지만, 치맥의 기세로 봐서는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마시즘 : 50년쯤 후에는 명절 차례상에 치맥이 올라갈 것 같아요.

3. 치쏘 : 맥주가 있는 자리에 쏘오주가 빠질쏘냐

시즘 : 여기서부터는 의외네요. 이건 쏘오주아닙니까. 이 양반이 어디서 나발을 불어.

치키니즘 : 치킨에 소주. 이게 참 괜찮은 조합입니다. 마셔보세요.

마시즘 : 크- 소주의 진한 향. 근데 제법 괜찮네요. 입안에 남은 기름기가 알콜로 날아가버렸어요. 화끈하게 태워진 느낌이 나요. 아 치킨이 땡긴다.

치키니즘 : 이게 은근히 괜찮습니다. 자취생들 사이에서 애정 하는 메뉴지요. 프라이드치킨 하고 마시면 소주가 맛있고, 양념치킨과 마시면 양념치킨을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습니다. 탄산이 없어 배도 안 부르고요.

마시즘 : 아 그러네요. 치킨의 맛 때문에 술이 달게 느껴져요. 쏘오주가 달다.

치키니즘 : 그만 홀짝이세요.

4. 치탄 : 치킨은 좋은데 음료수는 싫다는 깍쟁이들에게

마시즘 : 저에게 탄산수는 다루기 어려운 음료수입니다. 탄산수는 음료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좋아해서 샘이 나요.

치키니즘 : 그런 분들에게도 치킨과 함께할 음료수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마시즘 : 치킨복지네요.

치키니즘 : 지난해 굽네치킨에서는 콜라 대신 탄산수를 넣어 치킨을 배달했습니다. 자몽, 레몬의 상큼한 향들이 치킨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당분이 들어가지 않고 건강한 맛이 나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마시즘 : 발견을 하나 했어요. 탄산수에 쏘오주를 타 마시면 더 맛있습니다.

5. 치주 : 이 오렌지 주스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마시즘 : 이건 제가 가져온 것인데요. 예전에 치킨을 시켰는데 사장님이 가게에 콜라가 떨어졌다고 오렌지 주스를 가지고 온 적이 있습니다.

치키니즘 : 그런 비극이.

마시즘 : 주스도 치킨의 기름진 맛은 없애주지만, 대신 시큼한 맛이 입에 맴돌아 아쉬웠습니다. 사실 너무 갑작스러운 조합이었기 때문에 적응이 안 된 것일 수도 있어요.

치키니즘 : 사장님이 정말 나빴습니다.

마시즘 : 지금 마셔보니 그렇게 나쁜 조합은 아니네요. 상큼해요. 사장님 고마워요!

6. 허니스파클링 : 허니허니 너를 어떻게 봐야허니 

마시즘 : 사실 이걸 기대하고 치키니즘을 부른 것입니다. 교촌치킨에서 1년 동안 연구했다는 그 음료수! 허니스파클링입니다. 저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킨을 시켰는데 콜라 대신 이거 한 캔이 왔어요.

치키니즘 : 맛은 좋은데 양은 적기로 유명한 교촌치킨이니까요. 일단 천천히 음미해봅시다.

(사진 출처 : 교촌치킨 페이스북)

마시즘 : 아니 이 맛은… 마치 탄산이 있는 비타500이네요. 심지어 만든 곳도 비타500을 만든 광동제약이에요.

치키니즘 : 치킨과는 은근히 어울리는데요. 영양적인 부분을 더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것이 포인트죠. 허니스파클링에는 체지방 분해도 되고, 활력에도 좋은 성분들이 들어갔다고 해요. 다이어트에 좋죠.

마시즘 :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치킨을 안 먹는 게…

치키니즘 : 방금 그거 위험한 발언인 거 아시죠?

마시즘 : 허니스파클링인데 달달한 맛이 안나는 것도 아쉽네요. 언제부터인가 상품 이름에 ‘허니’를 붙이는 것은 ‘허니버터칩’처럼 대박 나라는 소망을 담은 것 같아요.

치키니즘 : 대박이 났으면 하는 소망은 알겠지만, 주문할 때 콜라와 허니스파클링 둘 중에 선택지를 줬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시즘 : 사실 허니스파클링 2캔만 줬어도 이렇게 섭섭한 평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치킨과 음료수 : 더욱 알고 싶고, 더더욱 마시고 싶다

진지하게 시작했지만 만담으로 끝나버린 좌담회. 치키니즘은 말했다. “치킨은 물 하고 마셔도 맛있어” 으휴 이 독한 사람. 하지만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치킨이라는 음식은 함께 먹는 사람, 함께 마시는 사람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은혜로운 치느님의 사랑은 크기만 하다. 오늘 치킨에는 어떤 음료수를 함께 마셔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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