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지배하는 편의점 칵테일 제조기 오늘은 복학생이 아니라 바텐더라 불러줘

캠퍼스는 축제의 분위기로 들떠있다. 하지만 난 캠퍼스의 낭만과는 거리가 먼 복학생이다. 허나 동아리 회장을 하고 있는 동기가 조르는 바람에 주막을 돕기로 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을 안고 참가한 동아리 주막 회의. 독특한 술 메뉴를 개발하자는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질문이 나에게 튀었다. 무슨 술이 좋을까요?

“글쎄 소… 소맥?”

그 뒤로 아무도 나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최고의 바텐더가 되겠어! 물론 편의점 한정!

그때부터 이것저것 술을 섞어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이 구역 편의점 최고의 바텐더가 되었다. 오늘 마시즘에서는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 3종을 만들어본다. 이름하야 빨강, 노랑, 초록 신호등 칵테일 세트다. 복학생이여 따라 한다면 후배들이 그대를 주신으로 모실 것이니!

토마토 레드아이(Red Eye) : 정지, 이것은 토불호의 맛!


  1. 토마토 주스와 맥주를 준비한다
  2. 토마토 주스를 컵에 반절 채운다
  3. 남은 반을 맥주로 채운다
  • 바텐더 코멘트 : 계란 노른자를 띄우면 고차원의 레드아이를 만들 수 있어요

레드아이는 맥주와 토마토 주스가 조합된 아메리칸 스타일의 칵테일이다. 톰 크루즈가 나온 영화 ‘칵테일’에서 나와 유명해졌는데,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도 군복무를 마친 사회 복학생이다. 얼굴만 빼면 내 이야기 같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토마토의 몽글한 향이 풍기는 레드아이를 마셨다. 토마토 알갱이의 맛이 강하게 나지 않을까 했는데 탄산감에 가려 청량하게 넘어간다. 토마토에는 해장 기능이 있다고 한다. 레드아이를 마시면서 취함과 동시에 해장을 할 수 있다. 이것이 토마토의 힘.

하지만 토마토 주스, 토마토 아이스크림에서 나는 특유의 맛과 향을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빨간불을 켜야 한다. 벌주처럼 느껴질 수가 있다. 레드아이가 벌이라니… 그 벌 달게 마시겠어요.

레몬 끌라라(Lemon Clara) : 대기, 이것은 스페인 낮술의 맛!


  1. 레몬토닉, 맥주를 준비한다
  2. 레몬토닉을 컵에 반절 채운다
  3. 남은 반절을 맥주로 채운다
  • 바텐더 코멘트 : 레몬토닉이 노란색이 아니라 당황했지만, 맥주가 노란색이라 안도를 휴

방학 중에 스페인을 여행하고 온 친구가 있었다.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나도 스페인에 다녀온 기분이었다. 그중에 내 관심을 끄는 것은 끌라라였다(클라라 말고 끌라라). 레몬토닉에 맥주를 섞은 칵테일인데 스페인에서 많이 마시는 맥주라고 한다.

끌라라는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칵테일이다. 전혀 술처럼 느껴지지 않고 상큼함이 가득해서 더위를 씻겨준다. 레모네이드의 시큼함도 아닌, KGB 레몬의 맛과도 차이가 있다. 20대 여성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다.

끌라라에서는 낮술의 맛이 난다. 뜨거운 태양 아래 멈춰 서서 끌라라를 마셨더니 캠퍼스가 스페인 세비야의 축제 현장처럼 보인다. 물론 안 가봐서 모르지만. 그래도 끌라라의 맛은 스페인이나 대한민국이나 똑같으니까.

우쭈쭈 메로니(Ujjujju Melony) : 출발, 이것은 그린라이트의 맛!


  1. 메로나와 사이다 소주를 준비한다
  2. 컵에 메로나를 넣는다
  3. 소주를 4의 비율로 붓는다
  4. 사이다를 6의 비율로 붓는다
  5. 메로나가 녹으면 마신다
  • 바텐더 코멘트 : 이거 마셔보면 모든 아이스크림을 녹여 마시고 싶을걸요

우쭈쭈 메로니(혹은 메로나주)는 만들기가 어렵다. 재료가 3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소주에 이어 사이다까지 부어야 한다니 마시즘에서 가장 어려운 칵테일이었다. 하지만 이 고난도 칵테일을 만들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이거 아주 요망한 것이 작업주로 좋다.

먼저 색깔부터 호감이다. 사이타의 탄산과 메로나가 녹아 만들어진 예쁜 층을 지켜보면 자연스럽게 상큼한 멜론향이 날 마셔보라며 손짓한다. 살짝 맛을 봤는데 적당히 차갑고 부드러우며 새콤달콤하다. 마시는 순간 너무 설레서 낭만이 넘치는 캠퍼스 생활이 보이는듯한 맛이다.

우쭈쭈 메로니의 흥행으로 죠스파, 수박바, 스크류바 등 많은 아이스크림이 칵테일 재료가 되었다. 하지만 그중 제일은 우쭈쭈 메로니다. 이제 우쭈쭈 메로니를 마셔볼 사람만 찾으면 된다. 찾으면 되는데… 그 방법은 마시즘도 모른다.

신호등 칵테일 : 20대 초중반의 톡톡 튀고 어리숙한 맛

누구는 말할지 모르겠다. 너무 깊이가 없고 톡톡 튀는 맛이라고. 하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작은 발견 하나에도 꺄르르 웃던 대학생 시절의 추억이 담겨있으니까.

오늘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은 사람도, 대학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동기들을 신호등 칵테일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동기와 후배들도 초대해서 작은 축제를 열 수 있을 것 같다. 단 10분이면 우리는 최고의 바텐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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