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덕후의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음료수 3대장 던전 오브 스파클링

음료수는 게임이다. 특히 입안에서 타격감 있게 톡톡 터지는 탄산음료수를 마실 때면 오락실에서 버튼을 무한 연타하던 때를 기억하게 한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콜라나 사이다를 하나 물고 오락실에 갔기 때문이다. 곧장 어제 실패했던 게임기 앞으로 가서 동전을 넣는다. 버스가 오기 전까지, 돈을 다 쓰기 전까지 너를 꼭 클리어하고 말겠어!


추억의 오락실은 사라졌지만, 탄산음료수는 남아있다. 아니 최근에 나오는 탄산음료수들은 오락실 게임 못지않은 도전 욕구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음료수가 가능하다니…’ 오늘 마시즘에서는 특이점이 온 탄산음료수를 하나하나 클리어해본다. 게임은 잘 못했어도, 음료수는 잘 마시니까 올 클리어를 기대해보자.

1. 칠성 스트롱 사이다 5.0 : 이것은 뿅뿅 쏘는 슈팅게임의 맛

칠성사이다는 슈팅게임 같은 맛이다. 다른 사이다보다 톡톡 쏘는 청량함이 특징이다. 이제 이 정도 탄산은 견딜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이 보스급의 칠성사이다가 나타났다. 탄산의 양을 30% 추가한 ‘칠성 스트롱 사이다 5.0’이다. 그냥 이름만 길어진 게 아닐까?

하지만 칠성 스트롱 사이다를 컵에 따르자 탄산은 본색을 드러낸다. 귀를 기울이면 타닥타닥 장작불 때는 소리가 들린다. 한 모금 마셔보니 탁! 쏘는 자극에 목이 따끔하다. 쉴 틈 없이 강한 탄산이 혀와 목을 공격한다. 나는 피하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이 된다. 트.. 트림이 나올 것 같아.

처음에는 아차 싶었다. 어느새 이 자극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칠성 스트롱 사이다를 마시면서 취향이 이상하게 변해가는 기분이다. 나쁜 탄산의 매력을 한껏 가지고 있구나. 올라오는 트림을 참으며 칠성 스트롱 사이다를 클리어했다. 이제 다른 탄산음료수들의 자극은 강아지풀로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2. 스파클링 꿀물 : 강약중간약 맛의 콤보의 향연

숙취에 깨지 못한 아빠는 아침마다 꿀물을 찾았다. 하지만 잦은 회식을 못마땅하게 여긴 엄마는 꿀물을 타 주지 않았다. 때문에 아빠는 마트에서 호연당 꿀물을 사서 마시곤 했다. 호연당 꿀물은 차가운 아침 출근길에 속을 따뜻하고 달콤하게 달래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음료수로 남아있었다.

그런 호연당 꿀물이 새단장을 했다. 바로 ‘스파클링 꿀물’이다. 단순히 꿀물에 탄산을 섞은 것이 아니다. 호연당 꿀물이 차가운 아침을 달래준다면, 스파클링 꿀물은 여름철 한낮에 어울리는 톡 쏘는 달콤한 음료수다.

스파클링 꿀물의 맛은 대단한 콤보를 이루고 있다. 첫맛은 무맛으로 시작하여 상대를 방심하게 한다. 곧 시큼한 맛이 혀를 강타하고, 다시 달콤함으로 변한다. 마지막은 짭조름한 뒷맛을 남기며 입맛을 다시게 만드는데 이렇게 변화하는 맛의 박자가 강약중간약을 지킨다. 격투 만화를 조금 본 친구들은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안다.

꿀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맛이 요란스러운 음료수다. 반대로 보통의 음료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물을 찾게 하는 과한 달콤함이다. 어느 곳에도 규정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음료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꿀물 스파클링을 좋아하게 된다면 당신은 특별한 소수가 될 수 있다.

3. 칸타타 스파클링 : 마계촌…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가 ‘커피 칸타타’라는 곡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칸타타’하면 커피를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평소 여러 가지 블랜딩을 만들어보며 캔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입맛을 실험했던 칸타타. 이번에 괴작을 만들어 냈다. 바로 ‘칸타타 스파클링’이다.

인터넷은 벌써 칸타타 스파클링을 마셔본 후기로 가득하다. 대부분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마시즘 또한 한 입 마시자마자 어릴 적 ‘마계촌’이란 게임을 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너무 어려워서 도저히 깰 수 없었던 그 좌절감을… 이 음료수에서 느낄 줄이야.

첫맛은 의외로 맥콜의 고소한 맛이 났다. 하지만 곧이어 시큼하고, 씁씁하고, 텁텁한 맛이 몰아친다. 비교적 심심한 맛이 나던 칸타타 스위트 아메리카노가 탄산을 만나니까 주사위 굴리듯 다양한 맛의 컨트롤을 자랑한다. 두 대만 맞으면 게임오버가 되던 마계촌처럼 칸타타 스파클링은 두 모금이면 충분하다. 이걸 깰 수 있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물을 마시며 생각했다. 단순히 맛없다고만 치부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신기한 맛이다. 원래 파격적인 것은 당대에 환영받지 못하는 법이니까.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미니스커트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파격처럼 칸타타 스파클링은 미래의 탄산음료의 맛의 한 줄기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비록 그 미래에 가고 싶지는 않지만.

탄산음료수를 맛있어서 마시나? 새로워서 마시지!

오락실은 없어졌지만 클리어할 탄산음료수는 한가득 남아있다. 탄산음료수는 굉장히 활동적이고 도전적이라서 규정된 맛이 아닌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탄산음료수를 좋아하는 덕후의 마음가짐 또한 마찬가지다. 비록 맛이 없을 수도 있고, 운좋게 맛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움이다. 새로운 탄산음료수는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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