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서툰 복학생을 위한 음료수 짝사랑을 성공시키기 위한 음료수 4

“나는 시험기간이 끝나가는 게 아쉬워.”

친구가 한탄을 했다. 저 녀석의 입에서 저런 소리를 들을 줄이야. 군대에 다녀오면 사람이 바뀐다더니 드디어 정신을 차린 걸까? 아니면 공부를 하다가 뇌에 이상이 생긴 걸까? 나는 걱정이 되어 물었다. “괜찮냐?”

괜찮냐는 한마디에 친구는 속내를 다 드러냈다. 시험기간 도서관에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제 시험기간은 끝나가는데 말도 제대로 못 걸어봤다고. 나는 여전한 친구의 모습에 안도감을 느꼈다. 다행히 뇌를 다치거나 한 건 아니구나.

“그래서 음료수에 쪽지를 적어 줬는데…”

친구는 그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음료수와 함께 구구절절 쪽지를 써서 두고 왔다고 말했다. 나는 이 바보 같은 녀석이 두고 왔을 음료수가 사과 스퀴즈나 데자와가 아니길 바랬다. 하지만 왜 슬픈 예감은 틀리 적이 없을까. 님아 초면에 사과 스퀴즈라니요.

마시즘은 연애 코칭을 시작했다. “사랑을 글로 배우니까 그런식으로밖에 못하는 거 아니겠어? 사랑은 말이야 음료수로 배워야 한다고!”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주제는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음료수’다.

1. 세련미가 뚝뚝 흐르는 스타일 : 골드메달 스파클링 애플주스

친구가 두고 온 사과 스퀴즈는 가성비가 좋은 사과주스다. 하지만 그 음료를 준 상대가 원빈이 아니라면 큰 인상을 남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원빈이 아니다. 때문에 음료수라도 원빈급으로 데려와야 한다. 마르티넬리(Martinelli)의 ‘골드메달 스파클링 애플주스’는 고급진 선택이 될 것이다.

유리병에 담긴 황금빛 사과주스는 지루한 도서관 책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당장에 이런 음료수를 선물 받았다고 인증샷을 찍고 싶은 비주얼. 원산지인 미국 농장에서 골드메달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잘 생긴 음료수가 맛또한 엄청나다. 이런 음료수를 고른 사람이라면 세련미가 넘치지 않을까 상상하게 될지도.

단점은 귀하게 생긴 모습만큼이나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 가까이 스타벅스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296ml 한 병에 가격이 4,800원 정도 든다. 이마트에 간다면 2,000원 내외로 구매할 수 있고, 코스트코에 가면 대량으로 더욱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역시 사랑은 발품(?)이다.

2. 댄디하고 스윗한 스타일 : 스타벅스 더블샷 에스프레소&크림

사과 스퀴즈만큼이나 도서관에서 사랑의 전령사 역할을 하는 음료수는 캔커피다. 하지만 20대 여성들은 카페에서 내리는 커피를 주로 접하기 때문에 캔커피의 맛이 어색하다. 어중간한 캔커피를 선물했다가는 책상 자리 한구석의 망부석이 될 확률이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타벅스 더블샷 에스프레소&크림’을 선물하는 것이 어떨까? 스벅에 갈 필요 없이 편의점과 마트에서 1,500원에 판매한다.

모두가 자판기 커피나 캔커피와 함께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도서관에서 스타벅스 더블샷 에스프레소&크림은 균형 잡힌 달콤함을 선물한다. 또한 무언의 메시지를 속삭이는 듯하다. “제가 비록 도서관에 있지만, 평소에는 스타벅스에서 여유 있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3. 귀엽고 애교 넘치는 비타민 스타일 : 모구모구


귀여운 것은 무엇이든 용서가 된다. 만약 짝사랑하는 여성의 자리에서 귀여운 캐릭터들이 포착된다면 GS25로 달려가서 사야 할 신상 음료수가 있다. 바로 모구모구(もぐもぐ )다. 모구모구는 일본어로 ‘우물우물, 냠냠’이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태국음료수라는 것이 반전이다.

모구모구에서는 달콤한 쥬시쿨의 맛이 난다. 그보다 젤리. 코코팜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두툼한 젤리가 입을 우물우물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여심을 사로잡는 것은 맛보다 작은 디테일에 있다. 귀여운 얼굴이 그려진 모구모구의 병뚜껑을 보는 순간 자동문처럼 미소가 환하게 열린다. 이런 음료수를 선물할 사람이면 내 삶에 비타민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모구모구 들 것이다.

4. 무심한듯 세심한 츤데레 : 트레비

도서관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면서 가장 필요한 음료수는 무엇일까? 바로 생수다. 맛이 화려한 음료수들은 당장에 좋지만 끝까지 함께하는 것은 언제나 생수다. 오다가 무심코 주워온 듯 한 탄산수 트레비(Trevi) 한 병은 마시면 마실 수록 매력을 느끼게 하는 음료수이다.

먼저 탄산이다. 생수를 마실 때는 느낄 수 없는 톡톡 튀는 느낌을 트레비에서는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레몬, 라임, 플레인, 자몽 등 다양한 향의 베리에이션이 까지 고려했음이 느껴진다. 트레비를 마시며 미네랄이 피로 해소를 해주는 것을 느끼게 될 쯤은 ‘이 남자 꼼꼼하게 챙겨주면서, 세상 무심한척 연기는 혼자 다했구나.’라고 느낄지도 모른다.

자리에 놓인 음료수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음료수를 놓고 온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어떤 음료수를 두고 왔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자신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하는 사람인만큼 음료수에 마음을 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강의는 멋지게 마무리되었다. 나는 밤이 깊어질 때까지도 ‘내가 생각해도 멋졌어’라며 우쭐함에 빠져있었다. 마침 집에 돌아온 여동생이 사과 스퀴즈를 하나 주었다. 공부하는데 누가 두고 갔더라고… 나는 슬픈 예감이 들어 급하게 말했다. “걔… 걔가 내일 다른 음료수를 주더라도 연락할 생각은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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