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다 아군도 적도 사랑한 음료, 코카콜라

OK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영어단어. 탄산음료계의 패왕. 바로 코카콜라다.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 발을 딛어도 코카콜라를 만날 수 있다. 초기 문명기의 사람들이 맥주를 마셨고, 중세 귀족들이 커피를 즐겼다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음료수는 단연 코카콜라다.

코카콜라의 시작은 두통약이었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여 미국 내에서 제법 유명한 음료수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위상은 아니었다. 코카콜라의 변화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습격으로 시작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데 1,600만 명의 군인 그리고 그들이 마실 100억병의 코카콜라를 전선에 투입한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콜라는 없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사랑받은 음료수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역사는 승자와 패자 만을 이야기 할 뿐 음료수를 기억하지 않는다. 오늘은 전쟁 속에 가려졌던 코카콜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1. 여기, 전쟁의 한 복판에서 콜라를 외치는 사령관이 있다.

그의 이름은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현직업 유럽 연합군 총 사령관, 나중에는 미국 대통령이 될 인물이다. 1943년 북아프리카에서 연합군을 지휘하는 아이젠하워는 본부에 긴급한 전보를 붙인다. “이곳에는 콜라… 코카콜라가 필요하다.”

2차 세계대전은 코카콜라에 군인 할인이 적용되는 시기였다. 코카콜라의 회장 로버트 우드러프(Robert Woodruff)는 “군복만 입고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세계 어디든 콜라 한 병에 5센트에 판매”라고 발표를 하였는데. 콜라덕후인 아이젠하워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는 전보로 300만 병의 코카콜라를 주문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프리카까지 코카콜라를 배송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병이 깨져 아까운 코카콜라가 흐를지도 모른다. 때문에 그는 코카콜라 생산기지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루에 600만 병 분량을 만들 수 있는 코카콜라 생산기지를.

아이젠하워를 필두로 연합군이 거주한 세계 곳곳에 만들어진 코카콜라 생산기지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 자리에 남는다. 다만 군인들이 아닌 시민들에게 코카콜라를 판매하게 된다. 그렇게 미국 안에서만 힙했던 코카콜라가 UN 가입국보다 많은 국가에서 판매되게 한 계기가 되었다.

2. 여기, 코카콜라 단종 소식에 슬퍼하는 독재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로 독일의 총통이다. 당시 독일은 코카콜라의 소비량이 미국 다음으로 많았던 국가였다. 히틀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건설공장을 많이 세웠는데, 그중 코카콜라 생산시설이 있었다. 그 덕분에 코카콜라는 독일인들이 좋아하는 음료수가 되었고, 히틀러 역시 코카콜라의 매력에 빠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한다. 일을 망친 일본인들 때문에 독일 내의 코카콜라 생산시설은 올스톱이 된다. 거기에다가 코카콜라 직원들이 코카콜라를 만드는 기술, 시럽 등을 모두 빼서 미국으로 도망을 갔다. 히틀러는 물론이고 독일 국민 모두가 슬퍼하던 시기였다.

히틀러는 독일만의 코카콜라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곧 코카콜라 독일 지부장이었던 막스 카이트(Max keith)를 데려와서 독일식 탄산음료 만들기에 도전한다. 그렇게 ‘환타’가 만들어졌다.

맛이 일정한 코카콜라와 달리, 환타는 여러 가지 맛을 자랑하는 음료수다. 당시에도 그랬다. 언제 어떤 재료가 있을지 모르니, 사과를 넣다가 떨어지면 포도를 넣고, 파인애플을 넣고 하는 식이었다. 모자란 맛이었겠지만, 독일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환타는 독일의 패전 이후 단종되었다가 코카콜라에 흡수가 되었다.

3. 여기, 목숨 걸고 코카콜라를 몰래 마시는 소련의 영웅이 있다.

그의 이름은 게오르기 주코프(Georgy Konstantinovich Zhukov)로 소련의 위대한 영웅이다. 밀덕들은 안다. 그가 독일의 러시아 침공을 막았으며, 베를린에 진격해 사실상 전쟁을 끝내버린 인물이라는 것을. 국민적인 추앙을 받은 주코프의 기세는 스탈린 앞에서도 당당했다. 단 한 가지 비밀만 빼고.

바로 그 역시 지독한 콜라덕후였다는 사실이다. 하필 미국의 콜라덕후 아이젠하워에게 코카콜라를 소개받아서. 그 이후로 하루라도 코카콜라를 마시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냉전시대, 그것도 소련에서 코카콜라의 존재란 ‘제국주의 음료수’였다. 물론 스탈린도 맛있다고 했다.

주코프는 매일 코카콜라를 마시면서도 두려웠다. 자칫 스탈린에게 코카콜라를 걸리면 미국의 스파이로 몰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 같았다. 곧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코카콜라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소련의 전통주 ‘보드카’처럼 보일 텐데”

미국의 스파이는 아니었지만, 콜라덕후였던 주코프는 미국과 비밀스러운 접촉을 했다. 그리고 수줍게 아이디어를 냈고,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황당했지만 요구를 들어주었다. 코카콜라 사에서는 색깔 없는 코카콜라에 소비에트 별 문양이 그려진 위장 콜라를 만들어 주코프에게 전달했다고. 아무리 냉전시대라도 코카콜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따뜻한 것 같다.

잔혹한 전쟁 속에서도 평등함을 추구하다

병사부터 장군까지 모두 좋아하고, 모두에게 같은 가격을 받고 같은 맛을 제공한다. 코카콜라의 평등 정신은 목숨이 오고 가고, 계급이 나뉘어있는 전쟁에서도 유효하다. 냉전이 종식되고 세상이 평화로워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산국가 사람들이 가장 원했던 물품은 ‘코카콜라’였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가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2차례의 전쟁에서 승승장구하고 돌아온 코카콜라. 이제 경쟁 상대는 물 밖에 남지 않았다며 거드름을 피우는 코카콜라. 하지만 그때까지 코카콜라는 알지 못했다. 자신과 가장 유사한 음료수가 자신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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