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게임이라면, 우리에겐 포션이 필요하다 광동제약 HP/MP, 깨어나세요 용사여

창문 틈으로 쏟아지는 빛줄기에 눈을 떴다. 고요한 방 안에는 시원한 바람만이 살랑였다. 이렇게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난 게 얼마만이지. 이런 것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스마트폰을 켜보았다. 10시 45분. 쌓여있는 부재중 통화들. 그래 이것은 지각… 아니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늦었다!

밤을 새워 게임을 해놓고 일찍 일어나길 바랬던 내가 바보였다. 나는 게임 속 캐릭터가 된 것처럼 도시를 종횡무진했다. 인생이 게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곳에는 세이브도 투비 컨티뉴도 없다. 무엇보다 위기의 상황에서 나를 구해줄 포션… 포션이 없다.

그런데 실제로 그것이 나타났습니다, 광동제약 HP, MP 포션

위기에 빠진 마시즘에게 누군가 아이템을 드랍했다. ‘이게 게임인가 생시인가’ 고민할 정도로 포션 같이 생긴 음료수였다. 이름마저 HP와 MP. 각각 육체적 회복과 정신적 회복을 돕는다고 한다.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색깔만 봐도 알 수 있는 효능 아닌가.

그런데 이 음료수 제법 진지하다. 제조사가 무려 광동제약. 약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가 비타500, 옥수수 수염차 같은 음료수를 만들었던 것은 사실 포션을 만들기 위한 준비단계였던 것이다. 오늘은 음료수를 넘어선 포션… HP와 MP가 당신을 어떻게 구할지에 대한 이야기다.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 이 사실을 일찍 알아버린 나에게 시험이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 뿐. 하지만 적어도 시험 전날이 되면 이 바람이 태풍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재난이다!

포션이 필요한 거의 첫 번째 순간. 우리는 자신이 힘캐인지, 지능캐인지 깨달아야 한다. HP와 MP 각각의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HP는 박카스의 주 성분인 타우린이 들어있어 육체적 피로를 없애준다. 책장이 너무 무거워 넘기지 못하는 당신에게 제격인 포션이다.

MP에는 테아닌이 들어있다. 녹차에도 들어있는 테아닌은 뇌기능의 향상을 도와준다. 또한 심박수와 스트레스를 억제시켜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다. 너무 평온한 나머지 시험 전 날에 꿀잠을 잘 수 있다는 게 함정. 암기를 해야 한다면 HP, 수시나 면접을 준비하면 MP 위주로 마시자.

“일이란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요?” 슬픈 사슴의 눈망울을 가진 후배가 물어봤다. 사냥꾼 같은 선배는 말했다. “죽거나 망할 때까지 일은 끝나지 않아” 신입사원의 눈망울은 깊고 슬퍼져만 갔다. “아니야 그래도 주말은 온단다”라며 그를 위로했다.

직장인들은 자의든 타의든 카페인 중독에 빠져있다. 사무실 책상 옆에 커피로 탑을 쌓아놓은 사람은 특히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 HP와 MP가 다른 음료수보다 좋은 점은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거기에 탄산 대비 당을 30% 줄여 마시는 이의 건강을 생각했다. 물론 건강에 좋다는 말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것은 아니다. 각각 120kcal.

“MP는 우리가 쓸 일이 없지 않아요?”라고 묻는 후배에게 연차의 가르침을 준다. 쯧쯧 아직 넌 멀었다. 나는 포스트잇에 아부를 한껏 담아 편지를 써서 MP와 함께 과장님 자리에 올려두었다. 조금만 기다려보거라 성가대의 노랫소리보다 경건한 코골이를 들려오면 사무실에 평화가 들려올지니.

백수한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큰 실수다. 그들은 실제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기 때문이다(나만 그랬던가). 하지만 그들의 뇌 속에는 발산되지 못한 에너지들이 몸과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 그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머리 속에서는 엄청난 걱정거리들이 용솟음친다. 슬퍼진다.

HP와 MP가 그들의 위기를 구해줄 수 있을까? 그들에게는 육체와 정신을 회복시키는 것보다 맛으로 위로를 주는 편이 더욱 효과적이다. HP는 합성감미료를 전혀 쓰지 않았는데 이렇게 인공적인 맛과 향을 내다니 한편으로는 감탄스럽다. 하지만 학창 시절 매점 앞에서 먹은 과자의 기억이 나서 슬프다.

MP는 그나마 맛있는 편이다. 비슷한 효과를 주는 슬로우 카우, 스위트 슬립 등이 잠을 깨우는(?) 멘톨 맛이었다면, MP는 사과맛 탄산음료수의 맛이 난다. 프리미엄 음료수의 맛과 비교하자면 멀었지만, 이 정도 효능에 이 정도 맛이라면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녀석은 아주 문란한 짐승이다. 사방에 매력을 흘리고 다니며 이성의 마음을 훔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게임 속에서만. 그런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한다. “게임 밖의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단 말이야?” 용기를 달라는 녀석에게 차마 이 포션을 건네지는 못했다. 모든 일이 끝나면 술은 사줄게… 미안. 포션으로도 극복이 되지 않는 인생의 위기도 있는 법이다.

게임에서는 만렙, 현실에서는 쪼렙인 우리들을 위한 음료

한때는 비루한 체력과 유리 같은 멘탈을 지닌 나를 원망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 두렵지 않다. 내게는 HP, MP 포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포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위기들이 즐비하지만 적어도 HP, MP는 위기에 빠진 나를 응원해주는 듯하다. 인생은 게임처럼 위기의 연속이니 게임을 하듯 인생을 즐겨야 하지 않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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