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왔다, 진짜들의 칭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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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의 끝은 언제나 칭따오”

야심차게 시작한 독서모임. 이곳에는 칭따오 맥주를 고집하는 분이 있다. 인간 칭따오(…) 덕분에 모임의 끝은 양꼬치 아니면 중화요리다. 덕분에 책은 안 읽어도 칭따오 맥주는 마시는 모임이 되어가고 있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청도에 있는 칭따오 양조장에 가서 ‘칭따오 생맥주’를 마셔보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의 여윳돈은 칭따오 맥주(를 비롯한 회식비용)로 사라질 예정이다. 칭따오를 사랑해서 칭따오에 갈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것은 맥주 투어를 가고 싶은 맥덕들의 영원한 딜레마가 아닐까?

하지만 간절히 마시면 이루어진다. 그가 청도에 갈 수 없으니,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가 한국에 찾아왔다.


청도부심의 맥주
하얀색 칭따오를 아시나요?

(매일 같이 마시는 칭따오 맥주들 중에서 이 녀석을 만날 줄은 몰랐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Pure Draft, 생)’는 청도를 다녀온 사람들이 자랑하던 맥주다. “칭따오 좋아해? 그러면 하얀색도 마셔봤어?” 이제는 너무 자랑을 많이 들어서 읊을 수준이 되어버렸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는 공장에서 갓 만들어진 칭따오 생맥주의 풍미를 가진 녀석이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어서 그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

생맥주는 무엇이 다른가? 보통 맥주는 병이나 캔에 담기기 전에 가열살균을 한다. 오랫동안 보관을 하기 위해 효모와 미생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열하는 과정에서 맛과 향이 일부 파괴되는 게 함정. 그래서 언제나 생맥주가 진리이고, ‘맥주는 공장 굴뚝을 바라보며 마셔야 한다’는 독일 속담이 있는 것이다.

이번에 들어온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는 맛과 향이 깎이는 열처리 과정을 패스했다. 뜨겁게 살균하는 대신 정밀한 여과기를 통해 효모와 미생물을 걸러낸 것이다(말이 쉽지 굉장히 복잡한 과정이다). 우리가 칭따오 맥주를 마시고 지내는 동안, 칭따오는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이토록 청아한 맥주는
처음이야

(배가 부르지 않다면 계속 마셨을 것이다)

한국에 들어온 관광객에게 입국심사가 있다면, 음료에게는 마시즘이라는 큰 관문(?)이 있다. 다행히도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는 마시즘에게 잘 찾아왔다. 하얀색 몸체에 연두색 무늬는 도자기를 연상시킨다. 색깔이 바뀌었을 뿐인데 진품명품에 들고 가고 싶어 지는 고급스러움이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를 마실 차례다. 그동안 수없이 마셔온 칭따오 맥주의 맛을 기억하며 비교를 해야 한다. 음주가 스포츠라면 분명 나는 노력의 천재니까. 그동안의 술방울이 아깝지 않은 리뷰를 해주마.

단순히 신선한 느낌만으로는 이 녀석의 매력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는 청아한 맥주다. 탄산감은 가득하고 맥주는 부드럽다. 우리가 아는 칭따오 맥주가 찐찐한 매력이라면,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는 정갈한 맛이 난다. 분명 칭따오 맥주의 맛이 나는데 정리정돈을 하고 사라진다고 할까?

중화요리나 양꼬치에도 어울리겠지만, 회에도 한 번 마셔보고 싶은 맥주다. 그렇다. 이 녀석만 있다면 이제 우리 모임도 횟집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집 안에서 즐기는
청도의 향기

(단지 맥주를 놓고 찍었을 뿐인데, 팬더가 나올 것 같다)

맥주에는 그 나라와 도시의 매력이 담겨있다. 그래서 여행과 맥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여행을 먼저 다녀온 사람은 그곳을 추억해줄 맥주를 찾는다. 맥주를 먼저 접한 이는 더욱 생생한 맥주를 마시기 위해 여행가방을 챙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생한 맥주가 찾아온다면 감동이 더하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와 약간의 상상력만 있다면 집에서도 청도 여행을 간 듯이 맥주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칭따오 인간이 그토록 바라던 꿈은 이루어졌다. 우리는 그저 계속 맥주를 찾고 마셨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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