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리뷰, 마이크로발효 배수세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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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가 가득한 테이블에 홀로 앉는다. 커피를 시키지도, 콜라를 사러 나가지도 않는다. 그가 기다리는 것은 오직 하나. 새로 나온 신상음료에 대한 제보전화다. 그는 월척을 기다리는 낚시꾼처럼 스마트폰을 노려본다. 스마트폰이 울리고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죠?


찾아오셨군요 손님
그런데 간장은 못 마시겠는데요

한때는 현상금 사냥꾼처럼 신상음료를 찾아 편의점을 전전하던 마시즘. 하지만 이제는 새로 나온 음료들이 먼저 마시즘 사무실의 방문을 두드리곤 한다. 오늘의 의뢰인은 샘표다. 잠깐만 샘표면… 음료가 아니라 간장 아니야? 마실 거긴 한데…

안타깝게도(?) 간장이 아닌 ‘건강즙’이었다. 이런 쪽도 감당할 수 있냐는 듯 물어보는 담당자에게 나는 말했다. 이미 건강즙 분야에서는 양배추즙과 노니로 단련된 나라고. 더 이상 인간계에서 제게 유효타격을 주는 건강즙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담당자는 말했다. “다행히네요. 저희 수세미즙은 맛있거든요.”

잠깐만. 먹을 수 있는 걸 짜야죠.


설거지계의 도비
수세미 음료를 마시다

수세미를 돌아보자. 자취생활 10년 차 마시즘에게 수세미는 택시 아저씨의 운전 장갑만큼 중요한 도구다. 물론 있다고 설거지를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 개 갖춰놓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집안일을 잘할 거 같아서.

기본적인 수세미를 쓰기도 하지만, 철수세미는 타버린 냄비에 박피수술을 하기에 좋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한쪽면에 스펀지가 달려 구석구석 뽀드득 닦을 수 있는 양면 수세미다. 말리기 좋은 망 수세미. 엄마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털수세미. 길고 좁은 컵을 씻는 컵 수세미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두려운 것이다. 샘표의 수세미즙에서는 무슨 맛이 날까? 딱 하나 몰랐던 것은 ‘수세미는 원래 식물’이라는 것이다. 믿을 수 없었다. 차라리 네모바지 스펀지밥이 바다생물이라고 해보시지(해면은 바다생물 맞음).


수세미즙을 마실 시간
엄마 미안해, 퐁퐁아 미안해

드디어 왔다. 샘표의 백년동안 마이크로 발효즙. 아로니아도 함께 왔지만(매우 맛있다!) 나의 시선은 오직 수세미에 꽂혔다. 풀네임은 ‘백년동안 마이크로 발효로 세포 속 영양까지 배수세미(너무 길어서 이하 백년동안 배수세미)’. 포장에 아주 마이크로하게 글자가 빽빽 박힌 것이 보통내기가 아님을 알려준다.

애호박처럼 생긴 저것이 수세미라니. 알고 보니 수세미는 호흡기 질환에 좋다고 한다. 접시만 잘 닦는 줄 알았더니 목까지 책임져주다니. 백년동안 배수세미는 이 녀석을 껍질부터 속까지 갈아 넣었다고 한다. 압축파일 같은 이 즙을 먹고 영양을 더욱 풍부히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드디어 마실 시간이다. 생각과 달리 달큰한 향이 있다. 배즙의 맛도 느껴질 정도였다. 끝에서는 살짝 텁텁한 느낌과 알갱이가 느껴지는데. 제조할 때 갈아 넣은 원물이 아닐까 싶다. 뭔가 샤한 민트맛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달달하다. 수세미 너 원래 이렇게 스윗한 녀석이었니.


음료의 세계
어디까지 갈아 넣을 수 있나

앉아서 기다리기에는 세상에 다양한 음료가 많다. 이건 거의 음료를 마시는 것인지, 식물도감을 보는 것인지 모르겠을 정도다. 단순히 새로운 음료를 마시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농사의 위대함이라거나, 식품공학의 예술을 보기도 한다.

이번 연락은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일어나서 더욱 다양한 세계의 음료를 마시라는 응원의 메시지 말이다. 때마침 샘표 담당자에게 전화가 온다. 고마워요 당신 무슨 일이죠?

“샘표간장과 생수를 섞으면 <해장간장>이 만들어진다는데요 마셔보실래요?”

거 봐 이거 결국 간장 마시게 하려는 큰 그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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