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코카콜라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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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콜라를
많이 마시는 나라가 어딜까?”

콜라가 태어난 미국, 콜라덕후 마시즘이 살고 있는 한국? 아니다. 바로 ‘멕시코’다. 1년간 소비되는 콜라가 1인당 674병인 어마 무시한 나라(미국은 394병이다). 매장에서 Cold Water를 달라고 하면 코카-콜라를 주는 진성 콜라덕후국이다.

멕시코의 콜라부심은 대단하다. 심지어 멕시코에서 만든 코카콜라를 미국으로 역수입할 정도다. 맛뿐만이 아니라 정치, 종교의 영역까지 이 음료가 끼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오늘은 멕시코와 콜라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멕시코 코카콜라가
그렇게 유명하다며?

(멕시코 부심이 넘치는 문구 HECHO EN MEXICO, ⓒMike Mozart)

지난 <코카콜라는 왜 NEW가 아닌 ORIGINAL을 강조할까?> 콘텐츠에서 코카콜라는 나라마다 맛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다. 특히 멕시코 코카콜라는 콘시럽이 아닌 사탕수수로 콜라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풍기는 맛이 다르다고 한다.

…라고 설명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시즘이 미국에 간 이상 못 구할 리가 없지. 일부 매장에서 ‘멕시코 코카콜라’를 따로 판다는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코카콜라 박물관인 ‘월드 오브 코카콜라’의 마지막 코카콜라 스토어에서 멕시코 코카콜라를 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첫날도, 둘째날도 모두 팔려서 땡. 이렇게 된 이상 아침에 출구인 이곳으로 먼저 들어간다!

(짜잔! 거꾸로 들어가서 1빠로 멕시코 코카콜라 샀다)

드디어 구했다. 일반적인 유리병 코카콜라보다 훨씬 크고 길쭉한 디자인. 3병을 사서 1병을 마셔보았다. 오리지널 코카콜라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는 아니더라도. 단맛이 깊고 오래갔다. 비유하자면 데자와만 마시던 사람이 흑당 버블티를 마셨을 때의 느낌?

사실 이렇게 큰 병으로 마신다는 느낌 자체가 신선한 것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을 얻은 뿌듯함 덕분에 무엇을 마셔도 맛있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이걸 마시다니!


콜라 배달부
멕시코 대통령이 되다

(코카콜라 영업사원에서 멕시코 대통령까지, ⓒGage Skidmore)

멕시코에서 코카콜라는 단순히 맛 때문에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돌이켜 보면 이 콜라덕후 국가는 대통령도 코카콜라 출신이었다. 55대 멕시코 대통령 ‘비센테 폭스(Vicente Fox)’다.

그는 1964년에 코카콜라 멕시코 지사에 입사했다. 첫 3년 동안은 배달트럭을 타고 콜라를 배달하고, 영업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회고에 따르면 하루에 최대 8~12병의 코카콜라를 마실 정도로 좋아했다고(여담이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에 다이어트 코크 12캔을 마신다. 콜라를 좋아한다는 사실만 빼면 둘은 사이가 나쁘다).

무엇보다 라이벌은 펩시. 펩시의 배달트럭들을 이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비센테 폭스는 뛰어난 영업력 덕분에 11년 뒤에 코카콜라 멕시코 지사장에 오른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등 국가적인 스포츠 행사에 코카콜라가 후원을 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결국 그가 지사장을 지내면서 라이벌 펩시에 비해 점유율을 2배 이상으로 따돌렸다고 한다. 이젠 코카콜라의 세상이야!

…라는 것도 함정. 콜라가 너무 잘 팔리자 당시 정치인 루이스 에체바라(Luis Echeverría)는 코카콜라의 국유화하려는 시도 등 어려움도 많이 있었다고. 비센테 폭스는 87년부터는 경영인에서 정치인으로 변모하여, 2000년 7월 2일에 대통령에 당선된다. 어쩌면 가장 성공한 콜라덕후가 아니었을까?


멕시코에서는
콜라를 마시는 종교가 있다?

(차물라 마을의 일명 코카콜라 교회, ⓒJosé Enrique Melgar)

처음에는 괴담인 줄 알았다. 멕시코에는 ‘코카콜라 교회(Coca-Cola Church)’가 있다는 것. 아니 생활에서 많이 마시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종교의 영역까지 간단 말이야?

사실은 맞으면서도 틀리다. 멕시코 사람들은 스페인에 의해 가톨릭으로 개종되었지만, 여전히 전통신앙의 측면들이 남아있어 자신들의 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그들의 전통신앙에는 ‘퍼쉬(Pox)’라는 술을 마시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마시면서 신에게 다가가고, 몸 안의 나쁜 것들을 빼내어 준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 퍼쉬의 역할이 콜라가 맡게 된 것이다. 간편하게 구할 수 있고, 어른 아이도 마실 수 있으며. 무엇보다 ‘트림’이 나온다. 이 교회에서는 트림이 나오는 현상에서 자신들의 나쁜 것들이 빠져나간다고 믿는다. 마실 줄만 아는 마시즘은 문화적 차이, 종교적 차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홀리한 트림인 것만은 분명하다.


더 나은 콜라와의 동행을 위해
멕시코가 바뀐다

(좋아하는 음료를 오래 마시려면, 더 건강하고 착해져야 해)

멕시코에서 콜라는 때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맛있는 음료, 때로는 정치적 능력, 또는 종교적 행위를 위한 예물이 되기도 한다. 이쯤 되니 그 많은 1인당 콜라 소비량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걱정 또한 없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마시다가는 당신.

그렇다. 음료계에서 떠오르는 두 가지 문제가 멕시코에서는 더욱 빠르고 급하게 닥쳤다. 일단 멕시코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30%가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당은 포기할 수 있어도, 콜라는 포기할 수 없는 법. 멕시코 코카콜라에서는 제로 코크도 다이어트 코크도 아닌 ‘무설탕 코카콜라(Coca-Cola Sin Azúcar)’를 출시했다. 기본 코카-콜라 맛을 내면서 칼로리와 당을 0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더 나아가 환경에 대한 문제들도 계속 제기가 되고 있다. 멕시코는 연간 약 80만 톤의 페트병을 소비하고 있다. 2010년 초반에는 15% 정도에 불과하던 페트병 재활용률은 2016년 기준으로 60%까지 올랐다고(멕시코 NGO 환경단체 ECOCE 보고)한다. 거의 엄마가 장난감 버린다니까 정리 정돈한 거 아니야(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콜라를 더욱 오랫동안 마시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단순히 많이 마시는 일에서 마시는 것에 가치를 찾는 것까지.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참고문헌
  • There’s a church in Mexico where Coca-Cola is used in religious ceremonies, Jessica Tyler, 2018.8.23, BUSINESS INSIDER
  • The surprising story of ex-Mexican president Vicente Fox, who started as a Coca-Cola delivery worker and worked his way up to run Coca-Cola Mexico, Kate Taylor, 2018.8.23, BUSINESS INSIDER
  • The Story of Mexican Coke Is a Lot More Complex Than Hipsters Would Like to Admit, Anne Glusker, 2015.8.11, SMITHSONIAN.COM
  • [집중기획] 폭스는 누구인가, 김진환, 2000.11.30,매일경제
  • 멕시코, 다국적 기업 성공 사례: 코카콜라, 조혜연, 2011.10.27, KOTRA 해외시장 뉴스
  • 코카콜라, 멕시코산이 더 맛있다?, 박희진, 2006.1.11,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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