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할아버지도 구하기 힘든 음료굿즈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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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는 몇 살까지 선물을 줄까
아직 선물이 남았다면 나는 어떨까”

매년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선물은 몇 살까지 받을까에 대해 고뇌를 하게 된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28조 원을 쓰는 비공식 세계 최고의 부자 산타할아버지라면 선물의 마지노선을 나정도까지 올려도 괜찮지 않을까. 일단 나는 명절마다 떡국도 먹지 않고, 나잇값 못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산타할아버지는 내게 20년 가까이 선물이 연체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꼭 주셔야 한다는 결론이 나게 된다. 산타할아버지의 입장을 이해한다. 아마 저 무색무취한 녀석에게 무슨 선물을 줄까? 그래서 준비했다. 마시즘의 장바구니. 오늘은 올 한 해를 빛냈던 음료 굿즈들에 대한 이야기다.


1. 코카콜라 스타워즈 에디션

마시즘 같은 비디오 키드가 아직도 스타워즈를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스타워즈 굿즈를 사기 위함이다. 새로운 시대의 스타워즈에는 다스베이더도 요다도 스카이워커도 없지만, 코카콜라 한정판이 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나온 코카콜라에는 OLED를 통해 누르면 광선검이 나온다. 미쳤다.

현재 이 코카콜라는 싱가포르 내에서 정해진 기간, 비밀장소에서 8,000개만 생산되고 있다. 마치 제국군의 눈을 피하는 반란군처럼 판매된다고. 때문에 마시즘에서는 싱가포르 출장 요원에게 이 음료를 공수해오란 미션을 맡겼다. 포스가 함께하길. 사주세요. 제발요.


2. 스타벅스 고양이 발바닥 잔

매출의 10%가 굿즈에서 나온다는 굿즈 장인 ‘스타벅스’의 올해를 책임진 굿즈다. 올봄에 중국에서 나온 이 잔을 얻기 위해 유혈사태… 까진 아니고 몸싸움까지 일어났었다는 녀석이다. 온라인에서는 5초 만에 매진되었고, 오프라인에서는 전날부터 텐트로 대기를 했다더라고.

하지만 이해는 간다. 이 작은 잔 하나에는 굿즈의 모든 성공요건이 담겨있다. 벚꽃, 고양이, 스타벅스 로고까지. 나만 없어. 다 고양이 잔 있고. 나만 없어.


3. 스텔라 아르투아 만년필

벨기에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는 탄생부터 크리스마스와 연관된 녀석이다. 아르투아 양조장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으로 내놓았던 맥주가 ‘스텔라 아르투아’거든. 그런 스텔라 아르투아가 크리스마스를 그냥 지나칠리 없다. 독일의 만년필 브랜드 카웨코와 함께 만년필 굿즈를 내놓았다.

귀여운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한국에서 나왔다는 게 구미를 당기게 한다. 이름마저 정겨운 ‘김참새’님이 디자인을 해주셨다. 만년필과 스티커, 케이스까지 완벽한 크리스마스 세트. 문제는 맥주는 따로 사야 한다는 것.


4. 스타벅스 2020 플래너

한국 굿즈대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바로 스타벅스의 플래너(다이어리)다. 2004년부터 시작해 매년 한정판을 내놓는 스타벅스 덕분에 이제는 엔제리너스도 할리스도 커피빈, 공차까지 다이어리를 만들고 있다. 그야말로 다이어리 전쟁.

문제는 이걸 구매하려면 10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17잔의 음료를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은 한 개고 가야 할 카페가 많은 마시즘으로는 차라리 돈을 주고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6만원. 1월에 3-4장 쓰고 마는 다이어리를 왜 대체. 이러면서 살 거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작심삼일이어도 스타벅스면 행복했다… 그거면 된 거야.


5. 블루보틀 서울 에코백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공간을 파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렇다면 블루보틀은 공간을 들어가기 위한 대기시간을 파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대기시간마저 추억과 경험이 된다니. 올해의 한국 블루보틀 1호점은 여러모로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다른 나라에서 블루보틀을 몇 번 가본 나지만, 한국 블루보틀 매장에 가고 싶은 이유가 한 가지 있다. 바로 블루보틀 서울 에코백 때문이다. 한옥 기와에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데. 그 실물을 아직도 보지 못했다. 줄, 갈 때마다 그놈의 줄 때문에!


6. 참이슬 백팩

최근 무신사와 참이슬의 콜라보로 나온 제품이다. 쌀포대스러운 디자인에 저걸 매기만 하면 바로 알콜중독자 인증일 텐데. 다들 ‘저런 걸 누가 사겠어ㅋㅋ’라고 올렸다. 그런데 당일이 되니까 무신사 서버가 폭발한 것은 물론 5분 만에 400개가 사라졌다.

참이슬 백팩도 못 사고, 참이슬 피규어도 못 사고(그래서 만들었다), 참이슬 큰 잔도 못 샀다(이것은 선물 받았다). 아직 참이슬 굿즈를 사기에는 나의 소주력이 부족한 것인가.


7. 할리스 뱃지

이렇게 말해놨지만 가장 가까운 녀석은 이것인 것 같다. 할리스 뱃지. 위의 굿즈들이 자칫 사람들에게 보이면 심각한 덕후로(…) 보일 수 있지만, 할리스 뱃지(시즌메뉴를 마시면 2000원에 판매했었다)는 일반인 코스프레가 가능하다. 심지어 귀엽게 생겼어.

비록 이번 가을에 4개만 나왔지만 할리스는 깨달아야 한다. 이걸 더 많이 자주 계속 내야 한다는 것을! 벌써부터 포켓몬스터 게임에서 뱃지를 모으듯 가지고 싶어 진다. 내 안의 띠부띠부씰 본능이 폭발할 거 같은데. 빨리요. 계절마다 내주세요.


8. 코카콜라 데님 컨버스

지드래곤에게 피스마이너스원 나이키가 있다면, 코카콜라에는 키쓰(Kith)와 콜라보한 컨버스 제품이 있다. 지난해에도 나왔던 이 녀석. 마시즘은 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악몽까지 꾸다가 결국 해외구매까지 했다. 가격이 엄청나게 뛰었다는 게 문제지만, 나의 사랑은 가격을 뛰어넘었으니까.

하지만 사고 나니까 비싸서 신지도 못하고 동동 구르다가 코카콜라의 도시 애틀랜타에서 신었다. 그랬더니 코카콜라 박물관 직원부터, 본사 직원까지 어떻게 샀냐고 물어볼 정도의 마법의 구두.. 아니 운동화였다. 그게 올해도 나왔다. 나는 분명 있지만 사고 싶어요. 달라진 게 뭔지 모르겠지만 2019년이잖아요.


굿즈의 시대,
우리는 왜 부가적인 것에 열광하나

음료를 비롯하여 많은 브랜드에서 맛이나 기능으로 어필하는 시대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굿즈의 열풍은 브랜드가 단순히 고유 역할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 어떤 공감대를 주는가의 대결이 되어가는 것을 보여준다.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브랜드의 굿즈를 사고 싶고, 굿즈를 사면 브랜드의 충성도가 높아진다. 나이 서른에 산타할아버지에게 빌어서라도 갖고 싶은 것이다.

아직 갖지 못해도 좌절할 필요가 없다. 우리의 목을 축여줄 음료는 여전히 많이 있다. 또 한정판은 내년에도 나올 것이고, 산타할아버지는 분명 올해의 나를 지나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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