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단이 점령한게 분명해, 덴마크 우유 신상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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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가 가득한 거리를 홀로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편의점에 새로 나온 신상 음료다. 오늘도 들어온 편의점에서 사장님은 외친다.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 오늘 새로운 음료를 들여왔어. 민ㅌ…

아. 안 사요.


덴마크우유 회장님 민초단을 조심하세요

(대부분이 검거된 호불호 음료 7대장)

해군이 해적의 수배령을 내리듯, 2017년 마시즘에서는 <호불호음료 7대장>을 선정한 적이 있다. 그중 ‘덴마크 민트초코’는 양치하면서 초코우유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라며 그 위험성을 대중들에게 알린 적이 있다. 그렇게 2년이 지나는 동안 음료계는 평화로운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느새 이 녀석들은 민트음료의 가짓수를 넓히기 시작했던 것이다. 2위였던 지코도 없어지고, 1위인 칸타타 스파클링도 사라진 이때.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음료를 4가지 꼽는다면. 1위 덴마크 민트초코우유, 2위 덴마크 민트라떼, 3위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민트, 4위 덴마크 페퍼민트 밀크티를 꼽을 수 있겠다.

생각에 여기에 미치자. 이 음료들을 사지 않을 수가 없어졌다. 덴마크우유는 어쩌다가 민초단(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자들)의 지배를 받게 되었을까? 하나하나 낱낱이 리뷰해주겠다.
(※민트를 좋아하시는 분은 내용을 반대 뜻으로 읽으시면 정말 맛있는 음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요구르트에 누가 민트를 묻혔어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민트

  • 장점 : 끝 맛이 텁텁하지 않고 상쾌함
  • 단점 : 다시 마시기에 입이 너무 상쾌함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일명 덴드요가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 그동안 플레인은 물론, 토마토, 석류, 파인애플 유자 등 발표하는 버전마다 즐겁게 마셔왔는데. 선거를 앞둔 철새 정치인처럼 민트로 소속을 옮길 줄은 몰랐다.

일단 컵에 따라보았는데 민트색이 아니라 하얀색이어서 안심. 향 또한 그렇게 강렬하지는 않았다. 마셔보니 플레인 요구르트의 담백하고 달콤한 맛이 났다.

‘역시 민트라고 쓴 것은 덴드요를 향한 나의 사랑을 의심하기 위해서 그런 거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화륵하고 민트향이 올라온다. 그 뒤로 점점 베스킨라빈스 애플민트 녹인 맛이 강해진다. 민트를 좋아하면 마실 수록 매력이 있을 것이고, 민트를 좋아하지 않으면 마실수록 마력이 있는 맛.


데자와는 대중음료였어
페퍼민트 밀크티

  • 장점 : 생각보다 민트맛이 안 남
  • 단점 : 라고 생각하다가 혀가 쌍화탕

다음 녀석이다. 덴마크 페퍼민트 밀크티. 누군가는 튀어보기 위해 각종 어그로를 섞은 것 같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덴마크 우유의 밀크티 시리즈는 정말 잘 만든 녀석들이었다. 다만 저 초록색깔이 문제지!

인싸의 3요소인 ‘신상’ ‘밀크티’ ‘민초’를 모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최고의 조합 중 하나다. 잘 만든 밀크티 풍미 안에서 민트의 향이 조금씩 나는 정도다. 민초단 입문용 정도로 쓸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함이랄까.

문제는 이 녀석 역시 마실수록 혀가 얼얼하다는 것. 두세 모금 마시니까 혀에 후라보노가 붙어있는 듯하고. 다 마시고 나니 쌍화탕을 내리 원샷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민트를 이렇게 부어대다니. 이런 고도의 전략에 우리 국민들이 민초단에 넘어간 것이 아닐까.


라떼는 말이야
덴마크 민트라떼

  • 장점 : 패키지가 평화로움
  • 단점 : 맛이 평화롭지 못함

민초단을 구별하는 판독기라고 볼 수 있는 음료. 바로 ‘덴마크 민트라떼를 좋아하는가 아닌가’다. 예쁜 언니 그림과 민트색 우유갑 지붕에 속아서 마셨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민트 성애자인 친구가 그 귀한 것을 남기면 안 된다고 하길래 꾸역꾸역 다 마셨던 그런 녀석이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녀석. 역시 우유도 커피도 수준급인 녀석이다. 하지만 보통 라떼를 마시는데 입안이 상쾌해지는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인지부조화가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밤샘계의 끝판왕인 스누피 우유보다 이 녀석을 마실 것을 추천한다. 너무 상쾌해서 잠이 달아날 것 같은 기분이거든.

하지만 민트덕후들 사이에서는 고급 포션 정도로 불리며, 판매하는 편의점을 공유할 정도로 잘 만든 녀석이다. 민트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마셔보길 추천한다. 하지만 그 끝에 천국이 있을지 지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물론 죽진 않습니다).


민초단의 흑막
덴마크 민트초코우유

  • 단점 : 민트라떼가 라떼면 이녀석은 티오피야
  • 단점 : 초코우유가 너무 맛있어서 따로 빼고 싶다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되겠다. 한때는 칸타타 스파클링과 지코에 밀려 3인자 포지션을 유지했지만. 이는 다른 저항 없이 세력을 키우기 위한 연막작전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당장 이 녀석은 2년 동안 ‘더 진하고 달콤하게’ 맛을 업그레이드했거든.
이 녀석은 한때 너무 팬이 많아서. ‘우유갑 위에 적혀있는 우유 검수관 이름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루머를 낳기도 했다. 보통 김현복씨와 윤창수씨가 언급이 되었는데. 달콤한 맛은 ‘김현복’, 담백한 맛은 ‘윤창수’라며 한국의 덴마크 우유장인으로 두 사람을 꼽곤 했다(현재는 우유검수관 이름이 적혀있지 않다).

덴마크 민트초코우유를 마셔보았다. 혀 위에 고급스러운 초코우유가 내려앉은 맛. 마치 침대에 누웠는데 가볍고 무게감 있는 이불이 몸을 덮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위로 민트가 쏟아지는데 옴짝달싹 못할 것 같은 그런 맛이 난다. 진한 초코로 시작해 민트의 화함으로 끝나는 환상의 콤보는 더욱 강해졌다. 마치 국내에 세력을 넓힌 것도 모자라 덴마크 우유를 민초의 전진기지로 삼은 민초단처럼 말이다.


극호와 극혐을 떠나
이 만큼 민트에 진심인 곳이 없다

(민트화가 남은 음료는 뭐가 더 남았지, 콜라 맥주 주스…)

평소에 잘 마시지 않는 민트음료를 내리 4잔이나 마셨다. 혀는 양치는 물론 치과를 다녀왔을 때보다 상쾌하고 입부분만 새로 태어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런 느낌 때문에 사람들이 민트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살며시 추측해본다.

한때는 아웃사이더 중에 아웃사이더였던 취향인 민트. 그것을 오래전부터 지켜온 음료회사가 덴마크 우유였다. 민트(초코)가 하나의 힙한 취향으로 인정받은 요즘 덴마크 우유가 이런 음료를 낸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자그마한 취향이라도 지키고 줄 알았던 덴마크 우유의 진정성이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덴마크우유를 발판 삼아 전국에 민초단들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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