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말차, 또 당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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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리뷰하는 마시즘도 두려워하는 음료가 있다. 바로 차(茶)다. 그동안 간장도 마셔보고, 라면 국물도 마셔보고, 많은 분들이 신청했던 사약도 마셔… 볼 수는 없었지만 마셔본 사람의 리뷰를 찾아 조선시대 문헌도 뒤져왔건만. 초록색 차 앞에서는 전의를 상실할 뿐이었다. 아인슈타인 앞에서 구구단 외는 기분이라고 할까?

갑자기 왜 음료 투정이냐고? 방금 음료가 하나 왔거든. 그것도 아주 따끈따끈한 말차로 말이야. 바로 힛더티의 ‘슈퍼말차(Super Matcha)’다. 사실 1년 전쯤에도 만났었는데 마셔보고 1달을 묵언수행을 하듯 살았다. 그랬던 슈퍼말차가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타…탄산음료가 되었다고?

(작년에 받은 것, 말차가루부터 다도세트까지 제대로였다)

말차라면 모르겠지만, 탄산음료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오늘은 특이점이 온 말차. 슈퍼말차 클린에 대한 이야기다. 아니 그전에 말차부터 알아보자.


말차와 녹차의 차이
녹차계의 믹스커피 아닙니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한 것은 슈퍼말차뿐만이 아니다. 차알못 마시즘도 이젠 녹차와 말차의 차이는 구분하는 차린이로 성장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찻잎으로 우려서 내는 걸(엽차라고 한다) 녹차라고 부른다면, 말차는 찻잎을 갈아서 만든 가루녹차다.

일본에서 시작된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알고 보면 중국에서 차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근본 오브 근본 녹차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고려시대까지는 말차 문화가 발달했다고 한다.

다도가 어려울 뿐 말차 자체는 심플한 음료다. 가루로 된 말차를 물에 타서 저어 마시면 끝이다. 녹차가 동양의 커피라면, 말차는 믹스커피급의 간편함을 가졌다고 할까? 거기에다가 엽차로 마실 때에는 우러나오지 못한 성분도 말차에는 다 갈려 나오기 때문에 먹을 수밖에 없다.

말차는 국내에서도 대중적이다. 카페에서는 말차라떼, 하겐다즈에도 말차 아이스크림은 인기가 있지 않던가. 애초에 슈퍼말차를 보낸 이곳 이름도 ‘힛더티(Hit The Tea)’다. 뜻을 풀어보면 ‘차 한 잔 때리자(…)’.

그렇다. 나만 어려워했을 뿐. 녹차나 말차는 이미 인싸가 되어있었다.


천연재료는 썼지만
로봇이 만든다고요!

(달고나 커피도 잘 만들 것 같은 다도계의 알파고, 출처 : 슈퍼말차)

전에도 느꼈지만 슈퍼말차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같은 대의명분을 내세우지 않는 게 장점이다. 그냥 세련되었다. 굳이 전통과 역사를 읊지(?) 않아도 세련되고, 건강하고, 자연을 사랑한다는 요즘 시대의 브랜딩으로 사랑받고 있었다.

예전에는 분명 온라인으로 판다고 했는데, 지난 1년간 오프라인 매장들도 생겼다. 이곳에 가면 로봇이 다도에 맞춰서 말차를 저어준다고 한다. 아니 유기농으로 만든 말차에, 인공이 아닌 천연감미료만 고집하는 자연주의 음료(심지어 음료를 담는 컵과 빨대도 친환경)를 로봇의 손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재미를 준다.

이곳에서는 일반 말차(슈..슈퍼말차입니다)뿐만 아니라, 초코 맛이 들어간 ‘코코 말차’, 코코넛이 들어간 ‘코코넛 말차’, 식혜 레시피가 들어간 ‘그랜드 말차’ 등 특이점이 온 말차들을 만들어 파는 곳이다.

그야말로 말차에 모든 것을 건 곳. 말차의 끝을 도전하는 곳. 왠지 밥도 말차를 섞어 먹을 것 같은 곳. ‘세상에 말차 열풍이 찾아오면 이 녀석들 때문이야’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말차 카테고리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넘 봐?
슈퍼말차 클린

(다이어트 코크 이후로 이렇게 세련된 디자인은 오랜만인듯)

그런 말차가 캔에 담겼다. 스파클링 음료가 되어서 말이다. 일단 초록색과 하얀색으로만 세련되게 만든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냉장고에 줄 세워 넣으면 실리콘밸리가 될 것 같은 디자인이잖아.

다도를 말할 때 말차에서 거품을 얼마나 내는가로 승부를 한다면 이 녀석은 슈퍼 한 녀석이다. 단지 컵에 따랐을 뿐인데 탄산 거품이 무지하게 올라오니까. 동시에 말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큼한 레몬향도 올라온다. 바로 레모네이드와 말차의 만남(이라고 쓰고 말차 버전 실론티라고 읽는다)인 것이다.

(녹차콜라 맛이 날 줄 알았는데 다르다)

오래 기다렸다. 드디어 맛을 볼 차례다. 처음에는 차가운 말차에 탄산을 넣은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레몬의 상큼함이 가득했다. 그 사이 말차의 맛이 톡톡 입을 건드리며 존재감을 보여주는 맛이다. 나처럼 말차를 어려워하는 사람이거나, 말차의 변신을 좋아하는 진성 말차 덕후라면 재미있어할 맛이다.

맛뿐만이 아니다. 슈퍼말차 클린은 기존 에너지 드링크의 장르를 말차로 재해석한 음료다. 때문에 각성효과를 내세우는데 여기에서도 자연의 느낌을 가져가려 한다. 칼로리가 기존 에너지 드링크보다 반절 정도 낮은 것(45Kcal)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카페인(32mg)과 당(0g)이 낮다. 이건 기름 없이 자동차 운전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슈퍼말차는 녹차에 들어있는 L-테아닌 성분을 주목하는 듯하다. 이 녀석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에 레드불의 반대편에 있는 릴랙스 음료 ‘슬로우 카우’의 주 성분이었다. 하지만 카페인과 함께 섭취를 하면 적은 양이어도 각성효과를 오래 지속시켜준다고 한다. 물론 스누피 커피를 마셔도 꿀잠을 자는 마시즘에게는 더울 때 마시면 활력이 생기는 가벼운 음료겠지만.


도전하고 변화하는 음료를 보는 것
말차의 끝은 어디일까

(말차, 스파클링, 다음은 뭘까?)

가끔씩 새로운 음료들을 만나는 일이 많다. 모두 멋진 의도고 잘 만든 음료지만 꾸준하게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슈퍼말차 역시 그런 음료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던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1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바뀌어서 돌아오니 반갑고 대견하기도 하다. 이미 유명한 음료를 만나는 것도 즐겁지만, 같이 성장하는 음료를 만나는 것도 뿌듯한 일이니까.

… 라고 말하기에는 잘 나가고 있는 게 함정(독특하다는 생각과 다르게 어제 와디즈에 펀딩이 떴는데 1,200%가 넘었더라). 그래서 앞으로도 굉장히 말차로 재미있는 도전을 많이 할 거라 기대가 된다.

처음에는 몰라서 어려웠고, 두 번째는 당황스럽지만 재미있다. 다음에 또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싶다. 슈퍼말차, 또 당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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