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한테 신선한 샐러리를 던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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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커피, 모닝주스?
아니 난 모닝갤러리 마시는데?”

안녕! 극한음료 전문 에디터 모모다. 지난 코코넛워터에 이어 오늘은 샐러리주스를 가져왔다. 마시즘에 다니면서 처음 느낀 건데. 내가 입맛이 마이너하다. 남들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데. 글쎄… 왜 쓴 걸 삼켜?

그러던 내게 첫 시련이 찾아왔다. 샐러리로 주스를 담갔다고요? 코코넛워터도 녹즙도 괜찮은데. 샐러리는 좀.


아릿하다 첫 샐러리의 추억

마요네즈를 싫어했다. 세상에서 제일 싫다. 내게 샐러리는 마요네즈 친구였다. 마요네즈 포장에는 언제나 연두색 샐러리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던 작년 어느 날. 샐러리가 눈앞에, 아니 인스타그램 피드에 나타났다. 건강한 라이프를 사는 사람들을 팔로우해두었는데 두어 명이 샐러리주스 후기를 올리는 것이다. 단지 몇 개의 사진을 봤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문 앞에 아이스박스가 도착해있었다. 바로 샐러리주스 박스다.

왜 나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샐러리주스가 등장했을까? 2019년 SNS를 통해 ‘글로벌 샐러리주스 운동(Global Celery Juice Movement)’이 유행처럼 번졌다. 매일 아침 공복에 일정량의 샐러리 주스를 마시고 이를 SNS에 올리자는 것이다. 킴 카다시안, 퍼렐 윌리엄스 같은 외국인싸들도 이 운동을 통해 샐러리주스를 마셨다.

그렇게 음료계의 작은 거인(?)인 나에게까지 샐러리주스를 마시게 만든 것이다.


노니보다 더 센놈이 왔다 샐러리주스

향만 맡아도 이 녀석의 맛이 친절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호흡을 하고 꿀꺽. 으악! 주스를 삼키는 동시에 미간이 쭈그러진 행주가 되었다. 머리가 아플 정도의 맛. 용서 못해 킴 카다시안. 알고 보니 샐러리주스를 마시면 일반적으로 겪는 ‘명현현상’의 일부였다. 헬스를 하면 근육통이 오듯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이라고.

그정도로 무지하게 쓰다. 이전에 마셔봤던 노니주스는 달달한 라떼수준이랄까? 샐러리의 쓴 맛이 혀에 날아와 꽂힌다. 그래서 보통은 사과나 꿀 같이 달콤한 재료를 추가해 위장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산 것은 100% 샐러리로만 착즙한 주스. 단맛은 1도 없이 정직하다. 쓰고, 짜고, 심지어는 맵다. 그래서 더 중독적이다.

아, 참고로 나는 로맨틱쿠진에서 나온 ‘퓨어 샐러리주스’를 마셨다. 가격은 7병에 3만 5,000원. 아쉽게도 지금은 재료수급의 문제로 품절이다. 하지만 걱정말라. 마켓컬리에서 살 수 있는 콜린스그린의 ‘더 샐러리’, 풀무원녹즙의 ‘케일&샐러리’ 시리즈도 있다. 집에 착즙기가 있다면 직접 짜먹는 방법도 있다. 샐러리는 언제나 우리를 향해 열려있다. 두통이 날지도 모르지만.


모닝 커피 대신, 모닝 샐러리 마셔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샐러리주스를 찾는다. 건강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7병에 3만… 아니 어려운 숙제를 해치워버리고 싶어서다. 이것만 마시면 세상에 두려운 것이 없는 것 같았다. 보스맵을 깨는 기분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샐러리를 마신다. 건강해지는 것은 덤이다.

좋은 점도 있었다. 밥을 적게 먹어도 괜찮았다. 샐러리주스의 혹독한 쓴맛이 입맛을 없애버렸다. 그래서일까.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또 덕분에(?) 그즈음 소개팅도 성공했다. 그러니까 사실 소개팅의 일등공신은 샐러리였다는 말이다. 샐러리 만세.


인생의 쓴 맛을 샐러리로 배웠어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문득 ‘샐러리주스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생각이 드는 날들이 있다. 밤새워 쓴 보고서에 혹평을 맞거나, 내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 잘못을 뒤집어 쓸 때. 잔인한 현실 속에서 보잘 것 없는 나를 마주할 때. 샐러리주스 100병을 마신 것 처럼 쓰리고 아픈 순간을 지날 때면 이 녀석을 떠올린다.

하지만 결국 샐러리주스를 마시던 순간들도 다 잊히고 지나가기 마련이니까. 쓰고 매웠던 샐러리주스가 결국에는 해피엔딩을 가져다 주었으니까. 그러니까… 샐러리도 샐러리맨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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