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을 맛있게 먹는 5가지 방법

짜장면 배달 왔습니다

아, 점심이다. 이보다 반가운 소리가 있을까? 나는 출근하면 점심시간을 바라보며 살고, 오후에는 퇴근만 바라보며 사는 K-직장인이다. 배달의 시대. 오늘도 짜장면을 시켰다. 짜장면의 미덕은 역시 빨리 도착하고, 맛있다는 것이지. 

오늘의 음료약국. 의뢰인은 짜장면이다. 짜장면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레몬이 도둑질한 느끼함
(실론티+짜장면)
   

짜장면을 먹을 때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느끼함이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짜장면은 처음에는 맛있지만 갈수록 기름지다. 그럴 땐 실론티를 마신다. 실론티는 레몬맛 아이스티다. 지나치게 시지도, 달지도 않아서 적당하다. 홍차의 기운으로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짜론티’ 조합이다.

레몬향을 풍기며 느끼함을 들고 목구멍 저편으로 사라진다. 실론티, 녀석은 짜장면계의 도둑이다. 나를 믿고 한 번 시도해보시길. 혹시 탄산수와 위스키가 있다면 함께 섞어 하이볼을 만들어 마셔도 좋다. 한중일의 만남이 될 테니.  


근본 있는 추억의 구수함
(보리차+짜장면)

이번엔 추억의 읍내 조합이다. 기억 저편에서 잠들어있던 추억을 꺼내는 보리차와 짜장면이다. 어릴 적 갔던 중국집에는 한가운데 난로가 있었다. 그 위에 올려진 노란색 양은 주전자. 자리에 앉으면 사장님이 컵에 보리차를 조르륵 따라주셨다. 

보리차의 미덕은 편안함과 안정감이다. 마치 고향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맛을 보여준다. 짜장면의 맛을 한층 구수하게 만든다. 물론 기능적인 면도 있다. 실제로 중국에 가서 음식을 시키면 항상 자스민티, 녹차처럼 따뜻한 차가 함께 나온다. 느끼한 기름기를 따뜻한 차로 씻어내리는 이유에서다.  


어서 와 짜쏘는 처음이지?
(소주+짜장면)

짬뽕에 소주는 먹어봤어도, 짜장면에 소주는 처음일 테다. 일명 ‘짜쏘’ 조합이다. 중국집에 갔으니 중국 술을 마셔도 좋지만, 소주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사실은 짜장면이 한식이라니까. 한식에는 한국 소주를 마시는 것이다.

짜장면을 후루룩 한 입 먹고, 소주 한 잔을 털어 넣는다. 느끼함이 깔끔하게 내려간다. 하지만 소주를 마실 땐 무엇보다 속도를 조심해야 한다. 짜장면이 불까봐 허겁지겁 빨리 마시다간 어느새 벌겋게 취해버린 스스로를 발견할 테니.   


느끼함을 이기는 어른의 보리차 
(맥주+짜장면)

이번에는 ‘짜맥’ 조합이다. 탄산파라면 짜장면에 맥주를 마셔보자. 맥주는 어른의 보리차니까. 일할 때 하더라도 점심시간에 맥주 한 잔 정도는 괜찮잖아? (아니다) 짜장면의 느끼한 기름기를 톡톡 튀는 맥주의 탄산이 청소해준다. 서비스로 온 군만두도 이 순간만큼은 완벽한 안주가 된다.

짜장면과 카스를 함께 마셔보았다. 그러자 카스가 고소해지는(?) 변화가 일어났다. 역시 맥주에 안 어울리는 음식 같은 건 없다는 명제가 오늘도 확인되었다.   


추억의 짜요짜요
(요구르트+짜장면)   

마지막으로 추억의 급식실 메이트. ‘짜요’조합이다. 전국 영양사 선생님들의 국룰일까? 짜장면이 급식으로 나오는 날엔 꼭 요구르트가 함께였다. 달짝지근한 요구르트에 고소한 짜장면을 먹으면 끈적하게 어우러지면서 달콤함이 더해진다. 매콤 달달한 떡볶이에 쿨피스를 함께 먹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집에 짜장면을 시키면 요구르트를 서비스로 주기도 했다고. 나는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지만. 그만큼 검증된 궁합인 것은 확실하다. 마치 목욕탕의 바나나우유처럼 잘 어울리는 추억의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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