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스 우유식빵맛, 이 음료에는 발뮤다 토스트 맛이 난다

인파가 가득한 터미널을 혼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여행을 하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새로 나온 신상음료를 찾는 것이다. 편의점에 없어서 고속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오다니. 현타를 막기 위해 스스로에게 외친다. “진정해! 너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 왜 빵집에 왔지?”


식빵맛 나는 밀키스를 찾아서

(누가봐도 궁금하게 생겼잖아)

가짜뉴스가 꽃피는 인터넷 세계에도 한 줄기의 진실은 존재한다. 문제는 그것이 ‘빵맛 나는 밀키스’라는 것이고. 마시즘은 이 갈색 밀키스를 찾기 위해 쥐 잡듯이 편의점을 돌아다녔지만 그 정체를 찾을 수 없었다. 합성이라기에 너무 그럴듯해서 있을 줄 알았는데. 유니콘 같은 신상음료라니. 너무 궁금해! 

그때 정보원에게 연락이 왔다. “그거 뚜레쥬르에 판다는데?”

아니, 왜 밀키스를 빵집에서 파는 거야. 근데 우리 동네에는 파바는 있는데 뚜레쥬르가 없잖아. 


누가 밀키스에 우유식빵을 부었나?

결국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미 교통비로 음료값은 뛰어넘은 지 오래다. 하지만 호기심의 폭주기관차는 멈출 수 없다. 드디어 도착한 뚜레쥬르에서는 익숙한 폰트와 색깔을 만날 수 있었다. 

(빠.. 빵은 거릅니다, 미안)

밀키스 빙수, 밀키스 빵, 밀키스 케이크…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빵으로 변절한 밀키스가 아니다. 바로. 

(밀키스는 수집할 맛이 나는 음료다)

이 우유식빵맛 밀키스를 원했다. 먼 길을 찾아 드디어 밀키스 우유식빵맛을 샀구나. 라벨을 보았다. 풍선과 우산을 타고 공중부양을 하던 밀키스 소년소녀는 이제 빵돌이, 빵순이가 되었다. 괴식이라고 느끼기엔 너무 멋진 디자인이라 당장에 매장에 있는 밀키스 우유식빵맛을 모두 털어왔다. 

헐레벌떡 뚜레쥬르에 와서 빵은 안 사고 밀키스만 가득 사서 나가다니. 오늘도 마시즘의 정체를 바깥에 알리고 온 것 같다.


이 음료에서는 발뮤다 토스트의 향이 납니다

(익숙한 발뮤다의 향기가 나)

밀키스 우유식빵 맛을 마실 차례다. 뚜껑을 열었더니 익숙한 향이 나서 헛웃음을 지게 한다. 상상 속에서는 파트라슈 우유 배달하다 만나는 유럽 빵 냄새가 연하게 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코를 직격 하는 이 달콤하고 따뜻한 식빵향 덕분에 이 사람들이 진짜 식빵을 녹여서 만들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 이것은 그렇다. 사무실에 있는 발뮤다 토스트의 향이 난다. 과거에 핫하다길래 사놓고 아침마다 식빵을 구워 먹었었는데 그때 느끼는 향이 난다. 그땐 매일 출근할 때 우유식빵 한봉 다리를 들고 갔었지. 이젠 음료가 되어 날 찾아왔구나. 재회의 감동이 찾아온다. 미져리 같아(아니다).

밀키스 우유식빵맛을 마셨다. 기본적으로 밀키스는 밀키스다. 새콤하고 부드럽고 우유의 풍미가 느껴지는 탄산음료다. 하지만 식빵향이 마시기 전에도, 마시는 중에도, 마신 후에도 가득하다. 때문에 밀키스 맛이 살짝 어릴 때 먹었던 건포도 박힌 식빵맛이 나는 듯하다. 나는 매번 건포도만 뽑아 먹었던 얌체이기 때문에 그 달콤하고 새콤한 맛을 잘 알고 있다. 향만 바뀌어도 추억이 되는구나.


밀키스를 마셨는데 빵 먹은 듯 배가 부르지?

(괴식의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멀쩡해서 아쉬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마실만 하냐고 묻는다면, 마시즘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엄청난 괴식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한 가지 문제만 뺀다면 말이다. 

그렇다. 문제는 나의 뇌가 지금 먹고 있는 것이 밀키스인지, 식빵인지 구분을 못한다는 것이다. 몇 모금 마셨는데 식빵 한, 두 조각을 먹은 듯 포만감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남아있는 밀키스 우유식빵맛은 사무실 동료들에게 나눠줬다. 매번 나의 야매음료만 마시느라 고생을 했으니까. 신상도 좀 마셔봐야지.

마셔본 동료는 외쳤다. “이거 이거 또 이상한 거 만들어서! 뽀로로 밀크맛 아니면 밀키스에다가 빵 적셔서 만든거죠? 에이 왜 멀쩡한 음료를 괴롭혀 악당아!”

아닌데. 이거 배운 분들이 만들고 정식 출시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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