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이 존스소다가 코카콜라와 펩시를 피하는 법

이곳에 진짜 미쳐있는 자는 없어
미친 척할 뿐이지

오이맛 스프라이트, 라면티백 최근에는 밀키스 우유식빵맛까지. 음료와 제품뿐만 아니라 음악과 사람까지. 남들과 다르게 튀어야만 사는 시대다. 사실 너무 과컨셉된 음료들을 만나다 보니 미친 컨셉의 제품에도 진정성이 구별되기 시작한 것이 함정이다. 이 미친컨셉에는 재미는 있지만 소울이 없는 걸?

미쳐 있기로는 음료사에 제일 가던 브랜드가 있다. 바로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핫했던 ‘존스소다(Jones Soda)’다. 다소 평범한 이름과 달리 ‘추수감사절특집(칠면조맛, 양배추맛, 크랜베리맛)’, ‘미식축구특집(잔디맛, 흙맛, 운동선수 땀맛)’ 같은 기괴한 음료들을 냈다. 심지어 매진이었다.

오늘은 마시즘의 롤모델(?)이자, 세상에 없을 브랜드 ‘존스소다’에 대한 이야기다. 대체 어떤 삶을 살아오신 겁니까…


코크와 펩시가 따라 할 수 없는 
음료를 만들 거야 

시작은 1990년대로 돌아간다. 존스소다를 만든 사람은 ‘피터 반 스토크(놀랍게도 존스가 아니다)’다. 스키강사였던 그는 음료를 유통하는 일을 하기 시작한다. 아이스티나 주스 등을 판매하면서 그는 목마름을 느낀다. 이것은 지루하다. 

90년대 후반 그는 독자적은 음료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존스’라는 이름을 건 소다수(탄산음료)를 만들기로 한 것.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코카콜라와 펩시가 양분하고 있는 음료시장에 신생 탄산음료를 받아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 역시 대형 음료회사의 눈치를 보았다. 

(전설… 아니 존스의 시작)

음료에 조애가 있지도, 경영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던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한 가지였다. 코카콜라와 펩시 같은 경쟁사가 따라 할 수 없는, 감히 베낄 수 없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블루버블 껌맛 소다’ 같은 것이다. 잠깐만 그건 코크랑 펩시가 아니어도 망할 것 같은데?

그렇게 어그로 정신만 남은 존스소다의 모험이 시작된다. 


위대한 하찮음
세계 최초의 육즙맛 음료를 만듭니다

피터 반 스토크의 전략은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었다. 먼저 ‘대기업’들이 따라 하거나, 경쟁을 느끼지 않고 무시할 정도의 컨셉을 갖는 것,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정신 나간 척은 하되 미쳐있지는 말 것, ‘존스소다가 없어도 소비자가 힘들어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세상에 없는 맛으로 틈새시장을 노린 존스소다의 노림수는 통했다. 존스소다는 전통적인 소매업체에서 기성제품들과 싸우기보다 서핑상점, 스케이트상점, 피어싱 가게, 의류매장, 음반매장 등 음료를 팔지 않는 곳들에서 존스소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존스소다 추수감사절 에디션은 이 회사의 히트작이 되었다)

그의 판단대로 존스소다는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존스소다는 ‘나의 브랜드다’를 느끼게 만들었다. 병 라벨에 적혀있는 ‘Run with the little guy. create some changes(작은 남자와 함께 달려라.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내라)’는 팬덤을 만드는 문구였다.

팬덤이 모일수록 존스소다의 실험은 계속되었다. 할로윈에는 캔디콘맛 소다를 내고,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 육즙맛 소다를 만들었다. 맛은 상관없었다. 단지 존스소다의 도전에 사람들의 구매로 응원을 했다.


컬트소다의 대박
존스소다 안에 나의 사진이?

하지만 틈새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존스소다를 일약 손꼽히는 음료 브랜드로 올린 것은 라벨에 소비자들이 올린 사진을 인쇄하는 이벤트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당시는 웹사이트가 조금씩 알려지고, 디지털카메라라는 것이 보급되던 시대였다. 존스소다는 홈페이지에 사진과 글을 올려주면 선정을 해서 음료병 위에 라벨로 붙여 판매하는 이벤트를 하게 된다.

(내가 찍은 사진이 세계에서 제일 힙한 음료 라벨이 된다고?)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존스소다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올리게 된다. 단순히 재미용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파티의 테이블과 기념품 등으로 사용이 되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사진을 올리자 존스소다는 소비자들의 투표를 붙여 선정을 했다. 오늘날 인스타그램 같은 역할을 했다랄까?

후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올리자, ‘마이 존스(My JONES)’ 홈페이지 내에 직접 라벨을 올리면 제품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존스소다는 원래의 12~24세였던 타겟소비자를 넘어 전국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소년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어린아이로

(역설적이게도 잘 되어서 망했다(?))

거대한 음료회사들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서 ‘존스소다’의 활약은 대단한 것이었다. 많은 소비자가 존스소다를 원했고, 기업들은 투자를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존스소다는 사업 초기에 다짐한 틈새를 잃어버리며 규모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독특한 음료를 만들기 위해서, 또는 다른 어그로를 끌기 위해 무리한 사업 확장을 하게 되었고, 경쟁업체도 많이 생겼다.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존스소다의 주가는 줄어들 대로 줄어들어 2010년에는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돌아이의 기운은 여전하다)

폴아웃이라는 게임 속 음료인 ‘누카콜라(게임속에서는 방사선이 들어간 막장 음료로 표현된다)’도 만들어 대박을 치기도 하는 등 존스소다가 시장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같은 이슈 생산 능력은 잃어버리게 되었다.


2021년의 존스소다는 
누구의 차지가 될까?

다시 2021년의 한국으로 돌아와 보자. 많은 제품들이 독특한 컨셉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나온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존스소다라고 불릴만한 곳은 많지 않은 듯하다. (물론 그만큼 미친 맛을 내지도 않지만) 뭐랄까 팬덤이 아니라, 그저 한차례 소비를 위한 느낌이라고 할까? 

경쟁은 더하고, 미친 컨셉의 음료들이 범람하는 시대. 하지만 마음이 쉽게 두근거리지 않는 것은 진정성의 차이, 제품과 브랜드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럴 땐 존스소다가 그리워진다. 마시진 않겠지만. 

  • 참고문헌
  • 36계학 인간 심리와 경쟁에 관한 천년의 비서, 카이한 크리펜도프, 생각정원, 2013.3.29
  • 감성 중시의 신세대 소비셩향, 박정현, LG주간경제, 2003.12.24
  • 커버스토리, 내 멋에 삽니다(buy), 송현숙, 경향신문, 2004.3.29
  • 나, 나도 가질꺼야! 현실에 등장한 게임 아이템 TOP5, 게임메카, 중앙일보, 2015.11.5
  • 주가 1달러 안되는 기업 ‘비상’, 김혜원, 중앙일보, 2009.10.6
  • ‘괴짜’ 소다수, 22년 ‘틈새’ 역사 끝?, 안정준, 머니투데이, 2010.3.23
  • 흔들리는 美 탄산음료 시장…빈틈노리는 ‘크래프트 소다’, 리얼푸드, 2017.6.28
  • 그때는 망했지만 지금은 그립다 세기말 컨셉의 음료 BEST7, 마시즘, 2019.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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