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CM송 빌보드 부럽지 않다! 국민CM송의 변천사

세상이 넷플릭스 드라마처럼 보일 때가 있다. 마치 우리들 사이에 초능력자나 스파이, 외계인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이크 하나만 있다면, 한국인을 판별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니까. 먼저 내가 마이크를 잡고 운을 띄운다. “여~름이니까” 그리고 마이크를 넘긴다. 

만약 그가 한국인이라면 자동반사적으로 “아이스커피!”를  외칠 것이다. 

(마시즘선정 한국인 판독노래 TOP3)

그렇다. 우리에게는 입술이 기억하는 광고음악, 즉 CM송이 있다. 한 번 들으면 흥얼거리고, 흥얼거리면 기억하게 되어버리는 현대인의 민요 같은 것이다(아니다). 아이돌 가수의 신곡도 한 달이면 바꿔 부르는데, 우리는 왜 이런 광고음악을 10년 넘게 기억하는 것일까?

음료계의 임진모 ‘마시즘’ 오늘은 입에 착 달라붙는 CM송에 대한 이야기다.


빌보드차트 부럽지 않던, 
CM송의시대

“계란이 왔어요~♬” 운율을 담아 상품을 팔았던 역사는 깊다. 그 중 텔레비전 광고에 나온 CM송은 1959년에 시작되어 70년대 황금기를 맞았다. 그 시대에 광고음악계의 모차르트라도 태어난 것일까? 아니다. 당시 정부에서 기존 가요와 노래를 광고에 쓰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당시 광고를 만드려면 광고음악을 만들고, 멜로디 속에 제품의 이름과 특징을 녹여내야 했다. 좋은 광고는 곧 잘 만든 CM송이었다. 하지만 이런 CM송의 시대는 90년대 막을 내린다. 컬러 텔레비전이 나오자, 사람들이 멜로디보다는 화려한 색깔의 이미지에 빠지게 되었거든.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 
CM송은 어떻게 부활했나?

(틱톡 인기필터를 쓴 것 같지만 2009년도 광고입니다)

한동안 CM송은 뒤쳐진 광고기법으로 여겨졌다. 광고들은 너도 나도 화려한 영상 효과, 혹은 CG같은 스타 모델을 자랑했다. 문제는 너도나도 튀어보려고 하니 막상 보는 사람은 눈이 피로해졌다는 것. 결국 2000년대 중후반이 되자 부담 없고 중독적인 CM송 광고들이 속속 등장했다. 무슨 노래가 있었냐고? 

글씨만 읽어도 멜로디가 들리는 마법의 광고들이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 그리고 맥심의 전설적인 CM송 맥심 아이스송이 나온다. 이나영님이 노래를 부른다고?

2009년 맥심 아이스 송은 기념비같은 노래다. 오랜 시간 맥심과 함께한 이나영님(2000년부터 현재까지 모델이시다)이 아이스커피 잔을 손에 들고 순수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기 때문. 커피믹스를 흔드는 소리와 잔에 부딪히는 얼음 소리는 그 자체로 악기 같았다. 듣기만 해도 완벽한 여름 노래였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맥심아이스송의 이나영님은?)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맥심 아이스송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이다. 유튜브에는 어떤 년대의 아이스송이 좋았는지 빈티지(?)를 따지는 팬들이 있을 정도다. 잘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2021년 최신버전 맥심 아이스송을 들어보면 차이를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싱어게인이 왜 나와?


요즘 애들은 리믹스된 
맥심 아이스 송을 듣거든요?

(맥심 아이스송에 이승윤과 이무진을 태워?!)

한번 크게 인기를 얻고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다른 CM송과 다르게, 맥심 아이스 송은 여름마다 우리를 찾아온다. 시대에 맞춰 콜라보와 편곡, 리메이크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맥심 아이스송의 주인공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의 스타 이승윤님과 이무진님. 

아니 그런데 이렇게 편곡을 해버렸다고? 이름부터 ‘써머 리믹스(SUMMER RE;MIX)’다.

(노래를 듣고 만족한 원곡가수의 표정이다)

“맥심 두 봉지에 차가운 얼음!” 이라는 레시피를 압축한 새로운 가사, 옥상에서 펼쳐지는 무대와 멜로디, 그리고 이를 듣고 만족하는 원곡가수(이나영님)까지.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광고에 맥심 아이스 커피가 제대로 고파진다.

(방구석, 오피스, 캠핑 리믹스로 만들어진 믹스 어게인)

올해는 광고뿐만이 아니다. ‘믹스 어게인’이라는 프로젝트로 오피스 리믹스, 방구석 리믹스, 캠핑 리믹스까지 여러 버전의 영상을 냈다. 맥심 아이스가 필요한 순간에 맞춰 CM송 무대를 펼친 것이다. 새로 만든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인지 팬들이 만든 ‘동물의 숲 버전’도 있고, ‘피아노 커버’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언제 이렇게 맥심 아이스송이 변했냐고? 돌아보면 맥심 아이스 송은 언제나 콜라보를 선보였다고!


친숙한 멜로디에 
콜라보를 입히다

마시즘이 맥심을 콜라보 장인이라고 부르는 이유. 그것은 감각적인 굿즈도 있지만, 맥심 아이스송에도 이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원본이었던 2009년도 버전 이후 맥심 아이스 송은 2010년도 월드컵 응원 버전, 2011년도는 금관악기 느낌이 충만한 해변 버전, 2013년에는 남성 버전으로 송중기님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도부터는 약간의 편곡이 아니라 리메이크 수준으로 노랫말을 입히게 된다. 바로 가수와 함께 맥심 아이스송을 새롭게 만드는 일을 한 것이다. 2017년의 주인공은 독특한 음색, 타고난 리듬, 그리고 양화대교만 지나가면 생각나는 가수 자이언티님이 함께했다. 

2018년에는 가수 헨리님이 참여해 전자 바이올린의 선율로 맥심 아이스송을 새롭게 만들었다. ‘퇴근이니까 아이스커피’, ‘해변이니까 아이스커피’ 등 센스 있게 바꾼 가사도 인기를 얻었다. 이 시리즈 광고는 유튜브에서 합계 600만회의 조회수를 넘겼다.

2019년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를 한 맥심은 ‘아이스송’에도 귀여운 카카오프렌즈가 나온다. 다만 노래는 다른 가수에게 맡겼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그룹이었던 ‘쿨(COOL)’의 보컬 이재훈님. 찰떡같은 조합에 맥심 아이스송 중에서 최고로 치는 분들도 있다(그게 나다).

(아기상어는 다양한 장르와 콜라보로 세계 어린이들의 BTS가 되었다)

맥심 아이스는 왜 이렇게 다양한 콜라보로 노래를 만드는 것일까? 마시즘은 깨닫게 되었다. 맥심 아이스송… 너 설마 아기상어(baby Shark)의 길로 가려는 거 아니야? 이대로 힙합버전, 락버전, 국악버전 아이스송을 만들어서 한국을 넘어 세계인들에게 ‘맥심 두 봉지에 차가운 얼음’을 알리려는 거 아니냐고! 


멜로디의 울림은 더욱 커진다
오디오 르네상스 속 CM송

(오디오계의 유튜브가 되고있는 스푼라디오, 음성기반 소셜 미디어가 되는 클럽하우스와 카카오 음)

‘텔레비전이 나오자 라디오(오디오)가 죽었다’는 말도 옛말이 되었다. 유튜브 영상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는 오히려 오디오 콘텐츠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영상을 보는 것에 익숙한 상태에서 태어난 MZ세대에게 오디오는 신선한 문법이거든. 이런 시기에 입에 착 달라붙는 CM송들이 더 태어났으면 좋겠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에도, 넘쳐나는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기억에 남는 것은 짧고 친숙한 멜로디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가 짧은 CM송을 만드는데 진심인 이유일 것이다. 잘 만든 CM송은 어느 인기가요 부럽지 않으니까. 시간이 지나 여러 여름이 지나고, 예측하기 힘든 미래에 가더라도 우리는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를 흥얼거릴 것 같다.

참고 음악

*이 글은 유료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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