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 사이공은 왜 맥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나?

맥주에도 올림픽이 있다. 세계의 많은 양조장들이 맛과 실력을 뽐내는 ‘호주국제맥주대회(AIBA, Australian International beer awards)’는 한국의 맥주들도 자주 출전하는 대표적인 맥주 품평회다. 올해도 전 세계 21개국 400여개의 양조장이 출전을 했다. 올해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승자 발표의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라거(Best Australian Lager) 부문 금메달은…? 비아 사이공 골드!”

뭐야 베트남 맥주가 여긴 왜 나와? 그런데 골드는 처음 듣는데? 오늘 이야기는 베트남을 넘어 세계를 노리고 있는 비아 사이공, 즉 사이공 맥주에 대한 이야기다. 


최초에서 최고로, 
베트남을 대표하는 맥주

(베트남 최초의 맥주공장 사이공 맥주의 모습, 사진출처 : 사베코(SABECO) )

아시아 맥주들은 대부분 해당 국가에 살고 있던 유럽인들이 맥주를 현지에서 만들며 시작되었다. 때문에 베트남은 프랑스인이 만든 맥주 양조장으로 시작된다. 1875년 베트남 호치민에 만들어져 명맥을 이어온 맥주 양조장은 이후 1977년이 되어 ‘사이공 맥주공장(Bia Saigon Factory)’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333은 베트남 어로 바-바-바 라고 불린다)

역사로만 따지만 140년이 훌쩍 넘은 셈이다. 베트남 맥주의 역사는 사이공 맥주의 역사라고 불릴 정도로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베트남 최초의 캔맥주인 333맥주(일명 바바바 맥주)를 만들었다. 333맥주는 베트남 사람들의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한국으로 따지자면 카스나 하이트 같은 맥주라고 할까?

(사이공 맥주는 사베코로 이름이 바뀐다, Saigon Alcohol Beverage Corporation의 줄임말)

아시아에서 맥주를 많이 마시기로 세번째로 많이 마시는 베트남이었기에, 국민맥주 사이공맥주의 앞날은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또한 베트남은 지역별로 로컬 맥주를 마시려는 특징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맥주시장에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하게 된 것이다.


하이네켄 VS 사이공 비어, 
베트남을 사수하라

(30년 있었으면 왠만한 베트남 신생 맥주회사보다 오래 되었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대표 맥주를 말하면 남쪽의 사이공 맥주, 북쪽의 하노이 맥주를 꼽곤 했다. 하지만 강력한 맥주가 베트남에 들어왔다.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이다. 하이네켄은 다른 브랜드보다 훨씬 빠르게 베트남의 문을 두드렸다. 이미 베트남에 들어온지 30년이 되었고, 베트남 사람들 역시 고급스러운 하이네켄, 타이거 맥주(하이네켄 산하)를 좋아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하이네켄을 좋아하는 만큼, 하이네켄도 베트남에 진심이다. 호치민에는 ‘하이네켄 박물관(The World of Heineken)’이 만들어질 정도다. 하이네켄의 고향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외에 처음 생긴 하이네켄 박물관이라고 한다. 

(하이네켄 뿐만 아니라 산하(?) 맥주 라인업도 강력하다)

2019년 맥주 점유율에서는 이미 하노이 맥주를 제치고, 베트남 2위로 올라선 하이네켄(34%)는 곧 사이공 맥주(40%)를 위협하게 되었다. 하이네켄에 이어 칼스버그, 산미구엘 등 해외맥주들도 쭉쭉 성장하는 베트남 맥주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과연 사이공 맥주가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서민의 맥주에서 
중산층을 공략하는 맥주로

그렇다. 하이네켄이 가져가고 있는 타겟은 베트남 ‘중산층’들이었다. 더 이상 길거리에서 얼음을 넣은 맥주 ‘비아 허이’를 마시는 베트남 사람이 아니었다(그것은 그것대로 맛있긴 하지만). 경제성장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은 더욱 맛있고 특별한 맥주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맛있게 마셨던 사이공 스페셜)

저렴하고 부담없는 333맥주 만으로는 하이네켄 등 여러 프리미엄 맥주를 상대할 수가 없었다.사이공 맥주는 제품을 다양화한다. 사이공 스페셜, 사이공 엑스포트 등의 고급라인을 만든다.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친숙하고 전통적인 브랜드를 강조하지만 신제품 출시를 잦게 했다. 앞서 말한 비아 사이공 골드 역시 지난해 말에 나온 제품이다.

(제품 이름에 골드를 붙인 것은… 금메달 아니면 안 받겠다는 뜻이 아니었을까(아니다))

또한 베트남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계에서 인정을 받아 와야 했다. 그래서 세계 맥주 대회에 출전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1년 호주국제맥주대회 뿐만이 아니다. 2019년 국제양조대회(IBA, The International Brewing Awards)에서도 라거 부문 금메달을 탔다. 세계의 권위 있는 맥주상을 수상한 베트남 최초의 양조장이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베트남 국민들은 사이공 맥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냥 매일 마시는 맥주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대단하다고?


사이공 맥주는 
세계로 진출할 수 있을까?

사이공 맥주는 해외진출을 하여 세계적인 맥주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베트남을 제압하는 자가 곧 세계 맥주시장을 제압할 듯하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전 세계적으로 맥주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오직 베트남만은 매년 큰 폭으로 맥주 소비량이 증가한다. 젊은 평균 연령, 도시화, 소득 증가 등이 사람들에게 맥주를 부르게 만들었다. 역사와 전통이 쌓여갈수록 실력과 인정은 늘어나게 된다. 140년 베트남 맥주를 지켜온 사이공 맥주가 베트남 시장을 탄탄히 지켜 세계로 진출해보길 기대한다.

해당 원고는 VEYOND MAGAZINE에 기고한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VEYOND’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세계 각국에서 성공신화를 건설하고 있는 대원 칸타빌의 베트남 전문 매거진 입니다.

Comments